"시설재배 첫 출하 가격호조, kg당 평균 3만원 기대"

열매.

2002년 미국 ‘타임(Time)’지는 슈퍼푸드(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로 블루베리를 선정했다. 블루베리는 로돕신을 함유해 눈을 보호해주고, 폴리페놀을 함유해 치매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안토시아닌을 함유해 대사량을 늘려 체중을 줄여준다.

블루베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그리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재배면적도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 이후 불어 닥친 웰빙 열풍에 힘입어 블루베리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수익성도 크고 재배가 비교적 간편해 많은 농가들이 블루베리 재배에 뛰어들었다. 와중에 칠레산 냉동블루베리의 관세가 철폐되고, 미국산은 관세가 철폐되는 가운데 있다. 결과적으로 재배면적과 더불어 수입량도 늘어나 공급이 넘치는 현상이 발생한 것. 게다가 아로니아, 아사이베리 등 블루베리와 유사한 과일들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블루베리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지난 2011년 kg당 3만원에 육박하던 가격이 2015년에는 1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2016년 5월 농림수산식품부는 ‘FTA 농어업법’에 따라 노지포도‧시설포도와 더불어 블루베리를 폐업지원 지급품목으로 지정했다. 전국에서 적지 않은 블루베리 농가들 폐원에 동참했다. 블루베리 농업이 귀로에 처한 상황이다.

블루베리 농사가 귀로에 처한 상황에서 남원읍에서 올해 처음으로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농장을 찾았다. 시설하우수 가온재배로 전국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출하하는 농가다. 첫 출하인 만큼, 공판장 시세도 kg당 5만5000원 정도로 나쁘지 않다.

출하량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가격은 일반적으로 하락한다. 조금 지나면 kg당 4만원 이하로 내려가고, 종국에는 3만원까지도 떨어진다. 주인장은 “온실 재배했을 때 수확을 끝내고 평균 3만원만 맞추면 할만하다”고 했다. “올해는 3.3㎡ 1평당 평균 3kg을 수확한다고 가정하면, 평균 9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귀포 기후가 전국에서 가장 따뜻한데다, 지난겨울이 유난히 포근해 다행히 난방비가 별로 들지 않았다”고 한다.

직거래 소비자들로부터 주문도 들어오는데, 지금은 비쌀 시기라 조금 가격이 내려가면 주문할 것을 권하고 있다.

국내 과일시장은 대부분 품목에서 포화됐다. 재배면적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외국산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그 와중에서 틈새를 찾아가는 게 농업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지난겨울,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열매가 많이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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