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서귀포문화원 문화대학장·제주언론인클럽 상임부회장

  ‘서귀포신문’은 지역(地域)언론이다. 제주도 산남지역의 유일한 언론매체이다. 이 신문이 올해로 창간 스물한 돌을 맞았다. 1996년 2월, 지방의 열악한 언론환경 속에서도 지역언론의 필요성을 절감(切感)한 서귀포의 젊은이들이 오직 열정과 용기, 그리고 산남인(人) 특유의 자존감으로 굳게 뭉쳐 짙은 향토애를 발휘했다. 5백44인의 시민주주가 힘을 모아, 마침내 서귀포신문을 창간한 것이다.


  서귀포신문이 창간된 1966년은 갓 부활한 지방자치의 초창기에 해당된다. 1961년 5.16에 의해 전면 중단되었던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의 구성에 이어 1995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長)을 직접 선출함으로써, 드디어 국민의 최대숙원이던 완전지방자치가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지방자치의 부활과 때를 같이하여 서귀포신문이 창간된 것은 대단히 뜻 깊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방자치와 지역언론은 어떤 관계이며, 왜 필요한가. 지방자치는 주민의[住民主權] 주민에 의한[住民參與] 주민을 위한[住民本位]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통치제도를 말한다. 민주주의는 원래 참여와 여론에 의한 정치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이 중시될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그들의 동의(同意)에 의해서만 이뤄지게 된다.

의사전달·소통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특히 시민의 참여가 크게 확장되면서 여론의 힘은 날로 증대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여론의 형성과 전달기능을 가지고 있는 지역언론은 지방자치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등장하게 된다. 여기에서 지역언론과 지방자치(행정)는 불가분하게 연관 지어지고, 동시에 ‘지역적 특수이익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양자(兩者)는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되었다.


  이제 ‘지방자치에 없어서는 아니 될 존재’로서의 지역언론- ‘서귀포신문’은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서귀포시민과 호흡을 함께해야 한다. 시민과 더불어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진정한 의사와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지역사회와 지방행정에 반영해야 한다.


  둘째, 서귀포시민의 민주교육(훈련)기관이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에서는 주민의 ‘민주의식 함양’이 중요하다. 자치시대의 주민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먼저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질서와 공중도덕 등 기초적인 시민의식을 일깨우고, 지역개발과 지방행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서귀포신문이 해야 한다.


  셋째, 서귀포문화 발전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지역언론은 지역의 고유문화․전통과 역사를 발굴하고 보전·육성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서귀포신문이 이 고장 문화의 창달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넷째, 억강부약(抑强扶弱)이라는 언론 본래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항상 약자(弱者)의 편에서, 강자(强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부당하고 부패한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


  서귀포신문은 ‘지방자치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을 바르게 실천하고, 공공의 이익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결성된⟪바른지역언론연대⟫의 회원사(會員社)이다. 이⟪바지연⟫의 ‘편집 기본방향’은 ‘지역주인(主人)으로서의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충실·공정하게 제공하고,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과 질서를 존중함으로써 민주적인 지역공동체를 지향한다(제1조)’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들의 자존심, 온갖 난관과 역경을 이겨내며 ‘민주적 지역공동체를 지향’하는 산남의 유일한 언론. ‘서귀포신문’이여 영원(永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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