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1)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글: 오마이뉴스 소중한(extremes88) 사진: 남소연(newmoon) 편집: 박혜경(jdishkys)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4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당선된다면 물론 그걸로 끝이고, 만약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정치를 끝낼 것”이라며 “그래서 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장윤선 <오마이TV> 국장과 손병관 대선기동취재팀장(정치팀장)이 공동으로 진행했고, <바른지역언론연대>(www.bjynews.com)와 함께 기획했다. 아래는 현장 문답과 서면 답변을 종합한 인터뷰 전문이다.

-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 어제는 16개, 오늘도 우리를 포함해 모두 7개사와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가 마지막 순서인 것 같다.
“최다 연속 인터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를지도 모르겠다(웃음). 입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힘들다(웃음).”

- 23번의 인터뷰를 하며 참 힘들었을 것 같은데 총평해본다면.
“새로운 질문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질문이 같은 질문이다. 그런데 같은 질문을 거듭 받으면 받을수록 대답하기가 힘들더라(웃음). 가면 갈수록 답변이 정리되고 나아질 법도 한데, 그렇지 않더라.”

- 4월 한반도 위기설, 북폭설이 돌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후 다음 차례는 북한일 수 있다는 위기론이다. 작금의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미국이 여러 옵션을 이야기하면서, 그 가운데 선제공격의 이야기도 하고 있다. 저는 (미국이 선제공격을)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북한을 압박해 북한을 핵 폐기 논의의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목적일 수 있고, 또 북한이 6차 핵실험 징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압박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저는 미국이 북한 선제공격을 쉽게 결행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주인이고 당사자이기 때문에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사전에 우리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쟁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가 오늘 성명을 통해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 16일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할 예정이다. 만날 예정인가.
“현재 별도의 통지가 없다.”

- (통지가) 온다면?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고 우리 안보의 근간이다. 북한과의 적대적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북핵의 위협이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는 길로 가지 않을 수 없다. 그 점은 우리와 미국의 이해가 일치한다. 북핵 폐기도 우리 입장과 미국 입장이 마찬가지다. 그런 문제를 놓고 미국의 정상들과 긴밀하게,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싶다.”

“문재인, 부패기득권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안철수 후보와 동률이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반 판세는 대세론이었는데 D-29일 상황에서 박빙 양상이다. 이유가 뭘까.
“원래 제가 이야기했던 대세론도 저 문재인 개인이 대세라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대세라는 것이었다. 그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 후보냐, 정권연장 후보냐, 그리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촛불민심이냐, 정권연장을 말하는 부패기득권 세력이냐, 이 대결구도라고 본다. 지금 그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전까지 안철수 후보는 (나와) 서 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함께 정권교체를 노력하는 쪽에 있는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연장 세력을 대리하는 위치로 간 것 아니겠나. (지금은) 여기에 많은 혼동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대결구도로 계속 가면 갈수록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 선택도 분명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 안 후보와 2012년부터 경쟁했다. 같은 당에 몸담았던 적도 있었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미래일까.
“과거 저와 안 후보의 생각이 다 같진 않았지만, 그러나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는 그런 관계였다. 어느덧 안 후보는 저 문재인의 반대 위치에 서다보니 정권연장 세력의 대리인처럼 돼 있다. 정권연장 세력들이 자신들의 후보로서는 도저히 가능성이 없으니 안 후보를 대리인으로 삼아 정권연장을 꾀하는 상황이다. (안 후보의) 그런 식의 변화가 저로서는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해졌다. 저는 촛불민심과 시종일관 함께해왔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걸 내세우는 후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바로 당일에 사면을 말하기도 했고, 사드배치 입장도 이제는 저쪽 세력의 지지를 받으려는 노력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 문 후보, 안 후보 모두 집권하면 개헌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각자 대통령이 된다고 가정하면, 개헌의 방향이나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개헌뿐만이 아니다. 촛불민심이 바라는 것은 적폐청산이다. 이 적폐청산은 우리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적폐청산이란 것은 특정한 사람을 배척하고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적폐청산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반칙, 특권, 부정부패, 정경유착, 국가권력의 사유화 등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들, 또 그런 행태를 만든 시스템이나 관행을 일소하자는 것이다. (적폐청산은)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게 촛불민심인데 이걸 하지 말자는 것은 이 상황을 박 전 대통령 한 사람의 탄핵과 구속으로 끝내고, 또 다시 덮고 넘어가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적폐청산을 놓고 말하자면, 저와 안 후보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 데이터저널리즘 기관인 서울대 폴랩에 따르면, 언론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문재인 후보를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론이 문 후보를 부정적으로 다루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어떤 언론이든, 어떤 정치세력이든 기득권을 누려왔던 그런 세력들, 그리고 앞으로도 그 기득권을 계속 누리고자 하는 세력들은 정권교체가 두렵고 문재인이 만들 변화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지금 사상 유례 없는, 모든 후보들이 오로지 반문재인 기치 하에 같이 뭉치고 있는 것 아니겠나. 역사상 이런 선거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오로지 반 문재인 슬로건 하나로 대선을 치르고자 하는 이런 선거는 처음이 아닐까. 거꾸로 말하면 그런 부패기득권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바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개혁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변화시킬 후보다.”

- 기득권 세력 안에는 진보언론도 포함되나.
“그건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보수·진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보수가 어딨고, 진보가 어딨나. 이번 촛불집회에 보수·진보가 따로 있었나. 오히려 국가권력의 사유화를 막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은 보수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까지도 공감한 내용이다. 보수진보를 나누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좌파다, 종북이다, 이런 식으로 편가르기 하고 심지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하지 않았나. 이런 것은 그동안 정권연장을 꾀해온 기득권 세력들이 정권을 연장해왔던 못된 버릇이다. 저는 진보·보수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MBC·YTN 해직기자 복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직언론인의 전원 복직은 지난 2012년부터 약속한 사항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불이익을 받은 언론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보상도 제대로 해야 한다. 또한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고 했던 세력에게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시는 권력에 의한 언론장악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과 ‘해직언론인 복직을 위한 특별법’ 등이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안철수, 눈물 젖은 빵 안 먹어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안 후보는 미래 대 과거 프레임을 걸었다. 이 프레임이 성공한다고 보나. 또 문 후보는 촛불 대 적폐 프레임을 걸었다. 외연 확장을 위한 새로운 프레임 전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나.
“우선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를 하지 말고, 미래를 말하자’는 것은 지금 드러난 많은 적폐들을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세월호 문제를 덮고 넘어가자는 것과 같은 문제다. 세월호 참사를 마주했을 때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고, 다시는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미래다. 세월호 문제를 덮고 넘어가자는 게 미래인가. 그건 과거를 지속하자는 말이다. 지금 적폐청산을 이야기하지 말고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건 촛불집회 이전으로 가자는 말이다. 그야말로 그것은 과거를 계속 지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오히려 적폐청산을 통해 정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주장이 진정한 미래지향적인 주장이다.
그리고 ‘적폐청산이란 말이 조금 식상해진 것 아니냐’라는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이뤄진 것이 뭔가. 그냥 박 전 대통령 탄핵, 구속 외에 우리 사회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나.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시작도 하지 못했다. 그 시작을 위한 결정적 계기가 정권교체다.”

- 안 후보가 내세우는 프레임이 미래의 젊은 대통령이다. 정치적으로 물려받은 유산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고 보나.
“유산이 없다는 이야기를 안 후보가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안 후보야말로 금수저로 태어나 금수저로 쭉 살아온 분이 아닌가. 정치권에도 곧바로 꽃가마를 탔다. 말하자면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서민으로서의 삶을 살고, 인권변호사로 서민들 고통에 공감하는 삶을 산 후보가 바로 저 문재인이라면, 안 후보는 품성이 어떠하든, 어떤 선한 의지를 가졌든 그런 부분은 제대로 알 수 없는 분이다.”

- 문 후보는 눈물 젖은 빵을 많이 드셨다는 것인가(웃음).
“그렇다. 눈물 젖은 고구마도 함께(웃음).”

- 대통령이 돼도 국회 안에서는 소수파 대통령이다. 소수파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정당 간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가. 광주전남언론인포럼 토론에서는 “정권교체 대의에 함께 힘을 모으는 정당, 사람이라면 다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정당은 어디 어디입니까. 장관 자리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나.
“지금 절박하게 경쟁하는 와중이다. 언론이 끊임없이 연정을 질문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 지금은 ‘제가 대한민국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후보다, 나에게 정권을 맡겨 달라’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다른 경쟁하는 정치세력과의 연정을 물을 수 있나. 저는 그런 언론의 태도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차근차근 이야기해보자.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갖지 못하면 새 입법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정이 필요하지 않냐’는 건데,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보인 적폐가 법이 없어서 생긴 일인가. 대한민국에 좋은 헌법, 법이 다 있다. 그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그래서 우선 국회의 입법까지 갈 것도 없이 대통령이 법을 제대로 지키면서 할 수 있는 개혁과제가 너무나 많다. 그것만 갖고도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래도 입법이 필요할 때 국회의 다수 의석이 필요할 수 있는데, 정권교체가 압도적으로 이뤄지면 이뤄질수록 정치판이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확 달라질 상황 속에서 통합이든, 정책연대든, 연정이든 그때 가서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제1당이다. 통합, 정책연대, 연정 등을 주도해나갈 수 있다. 그런데 40석 밖에 되지 않는 국민의당이 연정·연대를 어떻게 주도하나. 그러니 그것이 정권교체일 수 없는 것이다.“ 

- 질문의 핵심은 자유한국당의 문제다. 발목잡기가 있을 시 발생하는 문제를 말하고 있다. 진보개혁세력과의 연대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지난 번 탄핵 때도 우리가 다수 의석이어서 해낸 것이 아니다. 탄핵이 국민의 요구와 대의였기 때문에 다른 정당이 감히 반대하지 못한 것이다. 과거 참여정부를 되돌아봐도 초기에 우리가 소수정당이었을 때 오히려 훨씬 많은 개혁입법을 해냈다. 왜냐면 그 개혁을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탄핵 후 과반정당인 상황에서 개혁입법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가면서 나아가느냐가 중요하다. 말씀하신대로 앞으로 정권교체 이후 많은 개혁과제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동의하는 정당과는 언제든 어떤 방법으로든 힘을 모을 수 있다.”

-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진보정당과의 단일화 또는 연대 가능성이 있나.
“심 후보께서 이미 완주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은 상대 후보와 지지하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문 후보가 정치를 하기에는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들로부터는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어보지 못했다. 국민의 평가와 정치권의 평가가 많이 다른 것 같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타협하기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저의 소신이 정치적 흥정과 계산에 능한 여의도와 맞지 않아서 나온 평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 대통령 당선 시 임명권을 쥔 공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장들이 수백 명 된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한 기관장들의 인사에 대한 원칙은 무엇인가.
“새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에 의해 능력에 따른 대탕평 인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분들도 이와 같은 인사 원칙과 기준에 따라 검증할 것이다. 능력 있고 도덕성에 흠결이 없다면 누가 임명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탄핵당한 정권이 졸속으로 추진한 ‘알박기’ 인사,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불공정하게 진행된 '최순실' 인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해서 엄단하겠다.”

- 마지막 질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9월 2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시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했다. 문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당선된다면 물론 그걸로 끝이고, 만약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정치를 끝낼 것이다. 내게 삼수는 없다(웃음). 그래서 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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