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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희생자 무덤(현의합장묘)·무장대 희생자 무덤(송령이골) 공존■의귀마을 4·3길을 가다
양용주 | 승인 2017.04.13 10:14
현의합장묘. 서귀포여성회 4·3 기행 참여자들이 현의합장묘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일 서귀포여성회(회장 고선아)가 진행한 4·3 기행에 동행했다. 목적지는 지난해 개통한 의귀마을 4·3길이었다. 서귀포여성회 회원 가족 30여 명은 이날 4·3 기행에 참여해 당시 토벌대가 주둔했던 의귀초등학교를 비롯해 현의합장묘, 송령이골 등 4·3 유적지를 돌아보며 당시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 설명은 의귀리에서 4·3 문화 해설사로 있는 양봉천씨가 맡았다.

동광리 4·3길에 이어 지난해 9월 두번째로 개통됀 의귀 4·3 길은 신산모루 가는길과 민오름 주둔소 가는 길 2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이날 서귀포여성회와 함께 한 코스는 신산모루 가는 길 코스다. 이 코스는 의귀마을 복지회관을 시작으로 의귀초등학교, 의귀초등학교 동녘밭, 현의합장묘 옛터, 제주4·3 남원 희생자 위령비, 현의합장묘, 송령이골 등 제주4·3 남원 희생자 위령비, 송령의골 등 4·3 유적을 탐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중간에 서중면 소재지 당시 오일장이 들어섰던 장판거리와 헌마공신 김만일 묘도 둘러볼 수 있다.

무장대 희생자가 묻힌 송령이골.

의귀마을은 4·3 당시 의귀초등학교에 국방경비대 2연대 1대대 2중대가 주둔하면서 인근 마을까지 토벌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49년 1월 12일 무장대가 의귀초등학교에 주둔해 있던 토벌대를 공격했으나 2시간 여만에 51명이 희생자를 내고 퇴각했다. 그리고 수용됐던 주민 39명이 이때 학교 동녘밭으로 옮겨져 학살됐다. 봄이 되자 토벌대는 무장대의 시신을 옮겨 매장했다. 주민들이 매장된 곳이 옛 현의합장묘 터이고, 무장대가 매장된 곳이 송령이골이다.

유족들은 1964년 '삼묘 동지회'를 조직해 봉분을 단장하고, 산담을 쌓아 해마다 벌초와 제례를 봉행했다. 이후 1983년 '현의합장묘'라는 묘비를 세웠으며, 유족회의 명칭도 더불어 '현의합장묘 4·3유족회'로 변경했다. 2003년에는 현재의 위치로 이전 안장했다. 현의합장묘는 옮기기 전의 모습 그대로 봉분 3기로 만들어졌다. 3기 봉문에는 각각 17구, 8구, 14구의 시신이 안장됐다. 2003년 이후 해마다 음력 8월 24일 현의합장묘에서 위령제가 봉행되고 있다.

송령이골에는 얼마전 문정현 신부가 추모글을 세긴 서각 작품을 세웠다. 서각 작품에는 ‘속냉이골’이라고 되어 있는데, 양봉천 해설사는 “문정현 신부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송령이골'이 '속냉이골'로 잘못 알려져 오기됐는데, 그냥 세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록 무장대가 묻힌 곳이지만, 4·3이 화해의 상생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므로, 이곳도 정비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3남원읍희생자 위령비.

보다 앞선 2004년에는 생명평화 탁발 순례단이 이곳에서 천도제를 지내고 ‘우익과 좌익 모두를 이념 대립의 희생양으로 규정한다. 학살된 민간인 뿐만 아니라 군인 경찰 무장대 모두가 내 부모 형제였다. 이곳에서부터 대립과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푯말을 세웠다. 세월이 지나면서 글씨는 희미하게 남았고, 푯말에 붙여있는 A4용지가 그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남원읍 의귀리는 중산간 마을로 조선시대 중엽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자 1300여 필 이상의 말을 조정에 바친 헌마공신 김만일의 고향이며, 일제 강점기인 1926년까지 서중면사무소가 있었던 남원읍의 중심 마을이었다.

그러나 4·3 당시 의귀리도 여느 중산간 마을과 마찬가지로 토벌대에 의해 불에 탄 생채기를 간직한 마을이다. 4·3사건으로 인해 의귀마을 희생자는 250여 명에 이른다. 1개 마을 기준으로 봤을때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마을이 의귀마을이다.

양용주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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