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5일 소 거래되는 서귀포축협 가축시장

매월 15일, 서귀포축협 가축시장에서 한우 경매가 이뤄진다.
경매 개시전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경매에 참여하지 않을 농민들도 동향을 살피고 정보를 얻기 위해 시장을 찾는다.

서성로 국가태풍센터 동쪽에 서귀포시 축협에서 운영하는 가축시장이 있다. 매달 15일에 우시장이 열리는데, 서귀포 축산농민들이 키우던 한우를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다. 축산농가들의 표정을 확인하기 위해 15일 아침 가축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한우 103마리가 경매에 부쳐졌는데, 대부분이 송아지다. 팔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모두 농민이다. 오전 8시경에 농가들이 소를 끌고 오고, 9시 무렵에 축협직원이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개시 전에 우시장 장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매매에 참여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시세를 확인하고 정보를 듣기 위해 경매를 관람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매 개시 전에 입찰에 참여할 농민들은 소의 이표번호와 외관을 유심히 살핀다. 이표번호는 사람의 주민번호와 비슷한데, 이표번호만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소의 가계도와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즉, 부모 소의 비육정도와 그에 따른 가격 정보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추된 것이다.

송봉섭 서귀포 축협 조합장이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송 조합장은 “다행스럽게도 농민들이 한우를 사육할 만큼 송아지 가격이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소의 이표번호를 유심히 확인한다. 이표번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부모 소의 이력을 포함해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성산읍 수산리에서 온 김모 조합원은 송아지 두 마리를 상장했다. 김 조합원은 “송아지 가격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하 청탁금지법) 때문에 작년에 비해 크게 내렸다가 회복되고 있다”며, “김영란법이 없었다면 100만원은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국내 한우 사육 두수는 일정한 주기로 증감을 반복한다. 지난 1996년 284만 마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1년 140여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이후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국산 쇠고기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다시 한우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2년에는 다시 306마리까지 늘어났다.

한우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송아지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송아지 가격이 하락하자 축산농가들이 한유 번식 의향이 위축됐다. 2014년에는 FTA폐원 보원으로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했다. 2014년에 276마리를 거쳐 2015년에는 268마리까지 줄어든 후, 지난해에는 사육두수가 소폭 상승해 269만 마리를 기록했다.

2014년, 제주도내 한우 사육두수는 2만9447마리였는데, 2015년에는 2만7668마리로 감소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다시 2만9870마리로 늘어난 상황이다. 전국적인 증감 추세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낸다. 그 중 지난 연말 기준 서귀포시에서는 372농가가 한우 1만3203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에 700만원에 육박하던 제주도내 산지 한우(600kg기준) 가격은 9월28일에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직후인 10월에 500만원대로 추락했다. 그리고 1월 이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서 4월에는 630만원을 회복한 상황이다.

송아지(6~7개월) 가격은 지난 2012년에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상반기에는 평균 369만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역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서귀포시 축협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7월에 경매된 송아지(7개월 기준)의 평균가는 392만원이었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11월에는 322만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금년 1월에는 298만원으로 추락한 후, 이달 15일에는 335만원으로 회복했다.

현재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국내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밑도는 상황이다. 여기에 청탁금지법이 발효되면서, 농민들은 FTA폐원사업의 결과로 나타날 가격상승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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