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최근 제주지역 중국인 부동산 투자 둔화요인 및 평가’ 27일 발표

중국 자본에 의해 건설 중인 핼스캐어타운. 최근 중국인들의 제주 부동산 투자가 감소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제주 부동산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제주지역 중국인 부동산 투자 둔화요인 및 평가’를 27일 발표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중국인 투자감소 원인으로 최근 중국내 외환보유액 감소와, 도내 부동산의 가격급등 가능성이 줄어든 환경에서 원인을 찾았다. 도내 부동산 거래량 가운데 중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투자 감소가 부동산 경기 침체를 불러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과열국면 벗어난 제주도 부동산 시장, 그리고 중국인의 투자

2017년 2월 중 주택매매 및 토지가격은 각각 전월대비 0.2%와 0.4%(1월중) 상승하는데 그쳤고, 부동산 거래량도 소폭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6년 월평균 627만5000㎡이던 토지거래량이 금년 1월에는 484만3000㎡, 2월에는 430만1000㎡로 줄었고, 주택매매거래도 2016년 월평균 1033건에서 금년 1월에는 1105건, 2월 857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가격은 최근 들어 상승 추세가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2017년 3월말 현재, 중국인의 제주도내 토지 보유 규모는 970만㎡이다. 이는 2013년 말과 대비하면 208%증가한 규모이며, 제주도 전체 토지의 0.5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제주지역 토지 보유 규모는 2017년 3월 이후에는 감소(전월대비 –1.2%)로 전환됐다.

중국인의 제주도내 건축물 보유 규모는 2012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0년 2월에 시행된 부동산 투자이민제도 도입 이후 중국인의 휴양체류시설(콘도)에 대한 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인 보유 건축물 중 숙박시설이 24만8000㎡로 75%를 차지한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에는 건축물 보유규모의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중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 규모가 감소한 원인으로 중국내 외환보유액 감소와 제주도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된 상황을 들었다.

중국인 투자 감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글로벌 자금이동 확대 등으로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4년 6월, 4조 달러에 이르던 외환보유액이 2017년 3월에는 3조 달러로 줄어든 상황. 이에 위기를 느낀 중국 외환관리국은 외화유출 방지를 위해 자국민의 해외투자를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5만 달러 이하의 외화를 매입할 경우는 특별히 증빙서류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금년 들어서는 5만 달러 이하 환전에 대해서도 개인외화매입신청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제주도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제주도는 2015년 12월에 투기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토지분할 제한, 농지기능강화 등의 투기 억제정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투자이민제도 해당 투자지역을 관광단지 및 관광지 내 숙박시설로 제한해 외국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런 정책이 효력을 발휘해 외부 투자수요 유입으로 수요우위가 지속되었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은 2016년 이후 수급이 균형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2017년 들어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의욕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중국인의 투자가 위축돼도 도내 부동산 가격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지역 부동산 거래량 중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3%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며, 중국인의 토지 및 건축물 보유규모도 전체 제주도 면적대비 각각 0.53%와 0.73%로 작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중 관계악화 등 외부요인 발생으로 중국인의 부동산 매각이 대규모로 진행될 경우,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 등과 맞물려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에 하방리스크 요인(trigger)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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