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이·통사무장연합회 역량강화 대회 16일 개최 … “고용 불안도 해결 과제”

1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통사무장 역량강화 대회에서 한 사무장이 이중환 서귀포시장에게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있다.

행정 최일선에서 주민과 행정의 가교 역할을 하는 마을 사무장들과 서귀포시장과의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과도한 행정업무, 고용불안, 턱없이 부족한 급여 문제 등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사무장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귀포시 이·통사무장연합회(회장 강순영, 예래4통)는 1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중환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조월배 이장연합회장, 강성준 통장연합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량 강화대회를 개최했다. 역량강화대회는 이중환 서귀포 시장과의 대화의 시간, 올레길 탐방 및 영화 감상 등으로 구성됐다.

시장과의 대화의 시간에서는 사무장들이 마을에서 근무하며 겪는 애로 사항과 행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사무장 처우 개선과 행정에서 마을로 과도하게 업무를 떠넘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무장들의 불만은 우선 근무환경과 급여 문제다. 마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사무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기본 근무시간이다. 마을회의는 주민편의를 위해 근무시간대가 아닌 야간 시간대에 이뤄지는 것이 대다수다. 행사는 주말에 주로 이뤄진다. 이렇다보니 사무장들의 실제 근무 시간은 크게 늘어난다. 여기에 마을 자생단체가 하는 보조금 사업 등의 일처리도 대부분 사무장 몫이다.

일하는 시간에 비해 급여가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무장 급여도 마을마다 다르다. 마을 수익이 있는 지역은 그나마 급여가 낳은데, 최저 생계비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행정에서 의료보험과 교통비 등이 보조되지만, 이것을 합해도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친다.

마을에서 처리하는 행정 업무가 많아 사무장들이 공무원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날 참석한 모 사무장은 “18년간 사무장으로 일하고 지난 2월 사직한 사무장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마을 사무와 행정의 일을 그동안 처리해 왔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장기 근무자 퇴직시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재직 기념패나 공로패, 퇴직금 등을 지급해 주면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사무장은 “마을 회장이 바뀔 때마다 적응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이장과의 갈등 시 해결해 줄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어 “마을 회장이 교체되면 사무장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면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표선면의 모 사무장은 “같은 공문을 서귀포시와 면에서 시간차를 두고 보낸다. 처리를 다했는데 다시 보내오면 다른 일인가 다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금요일 저녁에 문서를 보내 월요일까지 답신을 달라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신임 사무장은 일 처리가 힘들다”고 애로사항을 말했다.

이날 사무장들은 △과다한 행정처리 업무 △마을운영비와 통합 지원되는 처우개선비의 별도 지급 △ 통사무장과 이사무장의 교통비 균등 지급 △ 장기 근속자 퇴직시 공로패 수여 및 퇴직금 등 지급 등을 건의했다. 또한 마을회장 교체 시 사무장이 교체되기도 하는 등 고용불안에 대한 대책 마련 등도 요구됐다.

이중환 서귀포시장은 “여건이 되는대로 사무장 처우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이는 서귀포시만의 문제가 아닌 제주도 전 사무장들의 문제로, 서귀포시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 시장은 “사무장을 대상으로 업무와 처우 등 전반적인 조사를 했는데, 행정 보조 업무를 많이 하고 있었다. 중복되는 문서 시행 등 개선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일정기간 간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만들어 진다. 사무장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장·통장 모임시 논의 해달라”고 이날 참석한 조월배 이장연합회장과 강성준 통장연합회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중환 시장은 “특히 처우 개선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 대통령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자고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에서 가장 가깝고 주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무장들의 처우도 좋아져야 한다.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예산 책정 등 꾸준히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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