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산초, ‘토산 별지기 모다들엉’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 '토산 별지기 모다들엉' 프로그램 체험을 즐기는 아이들

‘별빛 불빛 고운’. 그 이름 참 별처럼 곱다.

이 고운 이름은 토산초등학교(교장 장금희)도서관의 명칭이다. 이 작은 학교의 도서관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이요, 즐거운 놀이터이며 마을 도서관이기도 하다. 또한,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이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아이들을 위해 하나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토산초 '별빛 불빛 고운' 도서관

토산초등학교의 도서관은 매주 금요일 저녁 6시에서 8시까지 야간도서관을 운영한다. 명예사서 어머니들과 선생님들이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한다.

박수진 학부모어머니회회장은 “육지에서 이주해 온지 2년째 되어갑니다. 1학년, 3학년 5학년 세 명의 자녀가 토산초를 다니고 있어요. 토산초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도서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선생님들도 그리고 다른 학부모님들도 관심사는 하나 일 것이에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 이것 하나면 낯설음도 이질감도 조금의 불편함도 모두 적응되고 이곳을 너무나 좋아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학부모들이 학교와 편안히 소통할 수 있는 이유가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문턱을 낮추어 준 것이에요. 부모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시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만들어 주시죠.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의 목적은 단 하나,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것이니까요”

5월 26일 열린 제9회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토산 별지기 모다들엉’ 행사는 1년 중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행사이다.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3개월 여 동안 행사를 위해 준비한다. 매년 행사마다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맞게 부스 운영을 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매년 다르게 구성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몰라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아이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다. 이번에는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숨어 있을까?

5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다음날 오전까지 진행된 하룻밤의 축제는 ‘제주환경을 지키는 아이들’을 주제로 환경보호 두레체험활동, 부스활동(환경, 다문화), 독서 골든벨 및 부모님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읽기, 아버지와 함께 텐트치기, 학교 주변 추적놀이,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며 잠자기 등의 활동을 했다.

특히, 환경 보호 두레체험활동에서는 학부모님들이 3월부터 프로젝트 학습형태로 도서관에 있는 환경관련 책들을 분석해 ‘통째로 음식 먹기, 커피가루의 무한도전, 특명 바다를 지켜라, 재활용품과 신나게 놀아보자, 재활용 커피가루 아트’와 같이 책과 연관된 환경보호 체험활동들을 직접 운영했다.

베트남 전통 모자 '론라' 만들기

병설유치원 꼬마들까지 토산초등학교의 전교생은 73명이다. 그 중 5명의 친구가 다문화가정의 자녀이다. 토산초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은 증가하고 있으나, 다문화 체험의 기회가 적은 편이다. 아이들에 함께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해 다문화 체험 부스를 운영하게 됐다” 며 이번 ‘토산 별지기 모다들엉’ 행사에서 캄보디아 나라를 중심으로 위치, 인구, 수도 등 캄보디아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통해 해당 나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캄보디아 음식인 ‘짜호이’ 먹기와 베트남 전통 모자 ‘론라’ 만들기, 세곅 각국의 다양한 물건들 직접 관찰해 보기,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옷을 집적 입어 보기 등을 진행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물건들
캄보디아 음식 '짜호이' 체험

이번 다문화 부스 체험은 서귀포시교육지원청(교육장 고성종)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상구)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는 다문화 인식개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다문화 인식개선교육’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 사업은 ‘우리는 하나, 우리는 한가족’이란 주제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여러 나라의 음식체험, 의상, 놀이 등 음식과 문화를 통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학생들이 다문화사회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다문화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계획됐다.

세계 각국의 전통 의상 입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한편, 서귀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다문화 인식개선 프로젝트’는 외국인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인구 증가율뿐만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다문화가정과 다문화교육은 사회 저변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기에, 이에 우리의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해 문화의 다양성을 인식시키며 차이를 인정하게 하고, ‘다름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의 틀을 심어주고자 시행하고 있다. 서귀포 다문화 서포터즈를 구성하고 강사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서귀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입어보고 음식을 맛보며 직접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다른 나라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세계인의 인식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직접 체험한 것에 대한 기억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기에 경험이란 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며 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교육의 중요성을 전했다.

학교에서 야영 텐트를 치고, 모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네온사인 없이 무수한 별빛들만 쏟아지는 시골 동네에서 담력 테스트를 한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설레는 하룻밤이 될까? 두레별로 저학년과 고학년이 한 팀이 되어 서로가 이끌고 받쳐주며 자연스럽게 돕는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번 행사에 대해 장금희 교장은 “1박 2일 동안 학부모와 함께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환경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는 물론 환경의 중요성과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두레별로 여러 가지 체험 및 모험놀이를 함께 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배려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내가 기억하는 학교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즐거움을 바탕으로 아이들, 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그리고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곳. 그곳에 토산초등학교의 ‘별빛 불빛 고운’도서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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