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2024년까지 1447억 원 투입 광역화 추진

23일 성산읍 일출봉농협 대회의실에서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을 막으면서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제주도가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당장의 물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는 지난 15일 한경면과 조천읍을 시작으로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 기본 조사를 위한 사전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은 각 지역마다 지하수 등을 이용해 보급되고 있는 농업용수에 대해 가뭄 등에 대비해 보다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장을 만들어 물 부족 지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주민설명회는 지난 23일 성산읍 지역을 대상으로 성산일출봉농협 대회의실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가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용역을 맡은 도화엔지니어링에서 통합 광역화 모델 등을 설명했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제주도 전 지역을 12개의 대권역으로 나누고, 대권역은 몇 개의 소권역으로 나눈다. 소권역은 기존 농업용수 관정과 물탱크를 몇 개씩 묶어 구성한다. 대용량 저류장은 소권역 단위로 조성하게 된다.

소권역 내 한 지역에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대용량 저류장에서 부족 지역으로 농업용수를 추가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관정과 물탱크 모두 그대로 유지된다.

대용량 저류장에는 신규 관정, 용천수 등 대체 수자원 또는 기존 용수원 등 지역에 맞게 공급원이 마련된다.

도는 지난해 구좌지역을 1개 대권역으로 묶어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다.

도는 지난해 시범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기초 조사를 시작해 2024년까지 8개년간 총 사업비 1447억 원(국비 1158억, 도비 289억)을 들여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을 추진한 계획이다.

성산읍에서 진행된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당장의 물부족 해결을 주문했다. 가뭄이 아니더라도 파종 시기 등에는 항상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관정 물탱크와 가까운 지역은 괜찮은데 멀리 떨어진 곳은 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급수관의 관경이 작아 필요량만큼 물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설치된 급수관이 오래돼 새는 물이 많고, 파종 시기에는 동시에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데, 관정에서 먼 곳에는 물이 안 나온다. 급수관을 관경이 더 큰 것으로 교체해 많은 양의 물을 내려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제주지역에서도 제한 급수가 이뤄지는 등 전국적으로 가뭄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무회의에서 가뭄 근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때 제주에서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을 건의하면서 이번에 추진하게 된 것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