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 제주도의회 의원(대천·중문·예래동)

현정화 의원

중문 주상절리를 도민의 품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 지난해 많은 논란 끝에 중문주상절리 부영호텔 계획이 반려됐다. 가장 큰 절차적 문제는 환경보전방안 협의 누락이었다. 그리고 올해 관련 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는 60일짜리 용역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주도에 제출했고, 제주도정은 엄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정의 입장은 이전보다 더 환경을 생각하고 주민을 위한 정책방향을 말하면서 이번에 제출된 보존방안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며 다시 돌려보냈다. 이번 보완 요구사항에는 경관에 대한 보완점과 주상절리대 보호방안 그리고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주요한 내용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는 행정 절차적인 면에서 이전보다 더 강화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행정절차는 건설공사를 위한 행정행위 과정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물론, 합당한 요구절차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행정절차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근본적으로 지역주민과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계획이 어떤 형태로 보완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주상절리대 1킬로미터 가량의 호텔 벽이 생긴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주상절리대는 ‘기업 사유화’라는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환경생태적으로 보호되고 보전되어야할 제주도내 많은 지역이 사업자들의 손에 넘어가 개발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제주의 자연은 제주인이 아닌 특정관광객과 특정기업의 사유물이 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모든 비용은 다시 제주도민의 혈세로 이루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보존과 개발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관련 사회적 비용은 도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고 이익은 개발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모습이 된다. 물론, 친환경 개발 혹은 사회적 공존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호텔 사업자인 부영이 어떤 기업인지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부영에 관해 검색해 보면, 공정위 고발이라든가 임대료 부당 인상 등 긍정적인 기사보다 부정적인 기사가 더 많은 기업이다. 이런 기업에게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미래비전은 하찮은 말장난에 불과할 것이다.

결국 가장 확실한 중문 주상절리대에 대한 결론은 제주도정이 환수하도록 해서 영구적으로 보호하고 환경보전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 하겠다. 수많은 관광객과 제주도민 모두에게 항구적으로 열려 있으며, 제주의 환경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며 모두에게 알리는 자연유산의 또 다른 장을 이곳에 여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호텔이 아닌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화가 소통하는 장을 이곳에 만드는 것이 우리 제주도정이 근본적으로 해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어려운 시절 자식들의 살아갈 자리를 걱정하며, 국가에 땅을 내준 부모님 세대의 근심을 풀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치란 그 가치가 훼손되기 전에 그 가치를 발견하고 보전하는 것에 있으며, 중문 주상절리대는 제주도민의 많은 역사를 담을 수 있는 가치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고맙게도 이런 중문 주상절리대는 이미 국가적으로는 천연기념물이자 국가지질공원이 되어 주었고, 국제적으로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이 되어주었다. 주상절리대 스스로는 자신의 가치를 이렇게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제주도정과 제주도민이 화답해주어야 한다. 주상절리대 스스로가 살아오고 지켜온 시간에 대해서 그리고 주민들의 애환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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