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농업기술센터, 미니수박 실험 재배로 농가보급 가능성 확인

시원한 수박이 그리워지는 여름이다. 음료와 아이스크림이 귀하던 시절에는 수박은 거의 유일한 피서 음식이었다. 일가족 7~8명이 둘러앉아 수박을 맛있게 먹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식구가 많았기 때문에 수박이 어지간히 크지 않으면 한 덩어리로도 부족했다. 그래서 덩어리가 큰 수박일수록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세태가 변했다. 7~8명 가족은 고사하고 4인 가족도 보기 드믄 상황. 대신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에 근접해 모든 가구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생활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 농경사회와 달리 지금은 모든 사람이 분주하다. 현대 도시인들의 삶이란 항상 분주하고 시간에 쫓긴다. 그래서 편리한 게 우선이다.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농작물도 먹기 편리한 게 최고인 시대다.

가구 유형과 생활방식의 변화는 소비 유형을 변화시켰다. 가마솥도 작은 게 팔리고, 사과와 배도 작은 것들이 인기다. 수박도 여기에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미니 수박을 재배하기 위한 기술보급이 한창이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소장 박재권)는 올해 2월부터 센터 내 실증포장에서 미니(애플)수박 재배기술을 투입해 제주지역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니수박은 표피가 얇아 깎아 먹기 쉽고, 한 사람이 소비하기에 크기가 적당하다. 거기에 라이코펜 등 기능성 성분까지 함유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도 육지부에 몇 농가가 재배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3월 10일에 씨를 심어 싹을 틔우고 5월 8일에 터널아치형과 울타리형 2가지 재배방법으로 묘를 심었다. 5월 25일에 수정벌을 방사해 꽃을 수정한 결과 1주당 20개 내외 수박 열매가 맺힌 것.

김형근 지도사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미니수박은 열매가 익어가는 상태에서도 동시에 개회가 되어 어린 열매가 맺힌다. 그래서 일반 수확처럼 일시에 수확하는 게 아니라 7월 초순부터 8월말까지 4단계로 수확하는데 지금은 첫 번째 수확단계”라고 말했다.

기술센터는 재배시기별 물관리와 상품률 등 재배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제주지역 적합한 재배기술을 선발 후 농가 현장포장에서 실증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근 농촌지도사는 “미니수박 한 덩어리에 3000원 이상이면 수익성이 괜찮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애플수박 재배기술을 제대로 보급해 농가에 보탬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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