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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덴마크, 문제는 돈이 아니야. [서평] 말레네 뤼달의 <덴마크 사람들처럼>(로그인출판사, 2015년)
장태욱 | 승인 2017.07.17 13:50
말레네 뤼달의 <덴마크 사람들처럼>(로그인출판사, 2015년) 표지.

유엔이 발표한 '2016 행복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55개국 중 56위에 그쳤다. GDP규모가 우리보다 떨어지는 중남미 다수 국가들이나 말레이시아(42위)에게도 행복 순위에서 밀렸다. 세계10대 경제대국을 홍보하고 물적 풍요가 낯설지 않은 시대, 우리나라 국민들은 여전히 스스로를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행복지수에 있어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리는 나라는 덴마크다. <덴마크 사람들처럼>(로그인출판사, 2015년)은 ‘행복한 사회’를 분석해 행복의 요건들을 찾아보기에 적합한 프리즘이다. 부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의 열 가지 원리’다.

저자 말레네 뤼달(Malene Lydahl)은 덴마크 오루후스에서 태어나 자랐다. 스스로 운이 좋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한다. 열여덟에 덴마크를 떠나 파리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 부재가 존재를 증명하는 법, 덴마크를 떠나 살다보니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덴마크의 행복이 다른 나라에 흔히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는 경제학자 리처드 레어어드가 “행복이란 좋은 감정을 느끼고 삶을 사랑하며 이런 감정이 오래 지속되기를 원한 것”이라고 내렸던 정의에 동의하며,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를 찾아 고향으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열 가지 비결로 △교육 △자유와 자율성 △기회균등 △현실적인 기대 △공동체의식 △가정과 일의 균형 △돈에 초연한 태도 △겸손 △남녀평등 등을 뽑았다. 그 가운데 우리와 크게 다르거나 낯선 항목들에 눈길이 간다.

덴마크는 몇몇 엘리트에 맞춰 교육을 하지 않고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에 맞춘다. 무상교육에 장학금까지 제공되니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덴마크의 교육공동체는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

덴마크에서는 열세 살에서 열일곱 살 사이 청소년 중 70%가 아르바이트를 한다. 청소년들은 열여덟 살이 넘으면 부모를 떠나 독립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젊은이들이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대담하게 행동하며 자신을 마음껏 떨칠 수 있는 풍토, 덴마크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의 핵심 비결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연대의식이 매우 강하다. 이들의 연대의식은 세금 제도에 대한 태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금부담률(48.1%)를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세금에 염증을 내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교육과 보건, 교통 등의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세금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지지한다.

OECD는 덴마크가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가장 잘 유지한 나라라고 발표했다. 아이가 아프면 눈치를 보지 않고 5주간 유급휴가를 추가로 쓸 수 있다. 덴마크인들은 일이 끝나면 대게 가족이나 친구와, 혹은 혼자서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데 이를 덴마크어로 ‘휘게(Hygge)’라고 한다. 특히 12월이 되면 가족끼리 촛불을 밝히고 벽난로에 장작을 지피고 포도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소박한 행복을 만끽한다. 사치와 허영 앞에 절제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여가문화에도 이들의 행복이 스며있다.

이들은 최고가 되거나 다른 이들을 앞지르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의 상황에 더 만족할 수 있다. 이들의 기대는 늘 현실적이고, 겸손은 몸에 배어 있다. 현실의 장애물을 인정하고 이를 하나씩 제거하면서 앞으로 나갈 때의 기쁨, 이를 통해 행복을 체험하는 것이다.

덴마크인들은 공동체의식과 자아실현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길 뿐,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불행을 느끼는 짓은 하지 않는다. 행복이 도착지에 있지 않고 길 위에 있다고 여기는 믿음. 현재를 살아가는 여행을 즐기는 태도가 덴마크인들을 행복으로 이끌고 있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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