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마늘 준비, 사실은 자식농사 밑천을 장만하는 일이다

대정읍 신도리 농가, 장마가 지나고 무더운 날인데 노부부의 손길이 씨마늘 준비로 분주하다. 마늘은 채소작물 중 수익성이 대단히 높은 작물이나 경영비의 상당액을 종묘가 차지한다. 그래서 씨마늘을 손수 준비할 수밖에 없다.

마늘은 종자를 잘 맺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번식에 의해 증식되고 있다. 마늘 저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분이다. 6∼7월 초에 수확한 직후 마늘의 수분함량은 약 80%정도인데, 장기저장을 위해서는 수분함량이 줄어들도록 건조시켜야 한다. 대개의 경우 수확 후 통풍이 잘 되는 장소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장마를 무사히 넘긴 마늘을 분리기를 통해 쪽을 분리하는데, 통마늘 전체가 일일이 쪽으로 분리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계를 통해 나온 마늘을 농부가 다시 손으로 분리하고, 그 중에 크기가 너무 작거나 큰 쪽은 가려내야 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종구 준비를 마치면 8월 중순부터 땅을 갈고 파종을 한다. 땅이 쉬고 있어도 농부는 쉴 틈이 없다.

농부들은 “마늘 농사는 일 년 내내 일이 없을 때가 없다”며 “그래도 이 덕에 자식들 공부시키고 결혼시켰으니 보람”이라고 했다. 농부의 손길이 늘 분주한 건 이 일이 자식 농사의 밑천이기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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