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보조사업과 유류비 하락으로 공급 과잉에 제철 과일에 밀려

대도시 공판장에 쌓여있는 하우스 감귤.
서귀포시 모 농협이 하우스 감귤 소비를 늘리기 위해 직거래장터를 개설했다.

대도시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하우스 감귤 시세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온으로 작형을 전환한 농가들이 늘어나 공급이 늘어났는데, 수박 등 여름과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하우스 감귤이 시장에 선을 보일때만해도 3Kg 한 상자 기준으로, 3만8000원도 호조를 보였다. 이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도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기는 했지만 6월 중순까지 2만 원대를 유지했다. 하우스 가귤 3kg 한 상자 기준으로 2만원이면 1kg기준 농가 수취가는 5000원을 넘는다.

그런데 6월 15일에 2만 원 선이 붕괴됐고, 6월17일에는 1만7000원대로 내려 앉았다. 그리고 7월이 접어들면서 1만4000원선을 유지하다가, 7월 9일에는 1만2700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7월 14일에는 1만1900원으로 1만2000원대로 붕괴됐다. 농가입장에서는 1kg 기준으로 3000원도 못 받는 상황이 됐다.

7월17일부터 22일까지 대도시 공판장으로 출하되는 하우스 귤은 대략 하루 평균 90여 톤이고 가격은 한 상자 당 1만2000원대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공판가격 14000원대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최근 대도시 공판장을 방문한 모 농협 유통 담장자는 “대도시 도매법인별로 하루 200상자 정도 출하되고 있는데, 물건이 잘 빠지지 않아 경매담당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공급물량을 조금 줄여볼까 생각을 했는데, 물량을 줄였다고 가격이 크게 회복될 것 같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가 추정한 2017년산 하우스 감귤의 출하 목표량은 2만279톤이며, 7월23일 기준 4500여 톤이 출하된 상황. 아직도 70%이상을 출하해야한다. 농협 출하담당자들과 농정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A농협에서 출하를 담당하는 직원은 “하우스 감귤이 여름 제철과일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휴가철이라 도시 주부들이 집을 비우고 있어서 매장에서 귤 소비가 분진한데도 원인이 있다”고 했다.

B농협의 유통 책임자는 다른 분석을 했다. “최근 FTA자금이 풀리면서 하우스 면적이 크게 늘었는데, 노지 과원에 하우스 시설을 하고 가온설비를 갖추면 바로 이듬해부터 수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FTA 지원을 받은 농가들 상당수가 가온하우스 감귤로 작목을 전환했다”며 과잉공급에 따른 현상이라 파악했다.

또, “최근 유류비가 하락해 농가들이 가온 하수스 재배의 유혹을 많이 받는데, 특히 남원읍과 표선면 등에서 이런 작형 전환이 도드라진다”고 했다. 즉, 감귤 최대 주산지에서 벌어진 작형 전환이 공급과잉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최근 하우스 감귤 가격이 하락하자, 해당 농협들이 비상이 걸렸다. 당장 25일부터 8월2일까지 서귀포지역 농협들이 합동으로 대도시 회사들과 ‘상생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있다. 대도시 공판장 말고 다른 경로로 100톤 가까운 귤을 소비하겠다는 발상이다. 결국 노지감귤 위주의 감귤산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시설재배에 정부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마저도 공급과잉에 직면한 상황, 농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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