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예래생태마을 체험축제, 5일에 논짓물 일대에서 개막

행사장 입구.
논짓물, 여름철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맨손으로 넙치 잡기.
오리발 신고 수영릴레이.
봉사활동 중인 청소년들. 예래동 청소년문화의집 학생들이다.
아기도 언니들의 마음을 알았을까? 선거연령을 낮추자는 쪽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예래동은 제주에서 드물게 논농사나 미나리농사가 지어졌다. 사랭이내나 너분내 등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어서 그 물에 기대어 소규모로 농사를 지었던 것.

예래동 해안에 논짓물이라는 담수 샘이 있다. 어떤 이는 해변 가까운 논에서 나는 물이란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다른 이는 생활용수로 쓸 수 없어 여름에 놀다 버리는 물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최근에 예래동 논짓물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도 흘러가는 물을 가두어 천연 풀장으로 만들었더니 주민과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기에 최적지로 변신했다. 마침 바다에 맞닿아 있어 제주의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인근 원담 등을 통해 어촌의 생활양식을 탐구할 수도 있다.

제17회 예래생태마을체험축제가 5일, 논짓물 일대에서 개막됐다. 행사는 6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다. 예래동주민자치위원회와 예래동이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하고, 예래동생태마을축제위원회(위원장 현승태)가 주관한다.

다행히 북상하던 태풍 노루가 일본으로 방향을 틀면서 개막일에 날씨는 한없이 맑았다.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과 태풍이 몰고 온 더운 열기가 더해져 찌는 듯 더운 날, 논짓물은 그야말로 피서객들의 천국이 됐다. 개막 첫날부터 논짓물은 주민과 관광객들이 몰려 인파로 붐볐다.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을 위해 많은 이벤트들이 준비됐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맨손 넙치잡기, 어린이와 어른이 2인1조로 벌이는 오리발 신고 수영릴레이, 목공예 체험, 천연염색 체험, 자전거 발전기로 전기 만들기 체험, 원목하모니카 만들기 체험 등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노래자랑과 풍물패 길트기, 난타, 색소폰연주 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다채로운 공연도 준비돼 있다.

특히 행사에서 눈에 띠는 건 청소년들의 활동. 예래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들이 동아리 공연을 펼쳤고, 어린이들을 위해 캐릭터팔찌와 돌목걸이 등의 제작을 도왔다. 종군위안부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패널을 어른들의 관심을 끌었고, 선거참여연령을 낮추기 위해 주민들에게 홍보도 했다.

이번 축제의 범위가 논짓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참가자들은 문화해설사와 함께 예래동의 자연생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생태마을 탐방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수려한 해안과 잘 보전된 대왕수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참게, 송사리, 다슬기 등 1급수에만 서식하는 수중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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