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제주 전역에 비, 서부지역 가뭄 일부 해갈.. 파종 앞둔 농민들 안도

8일 저녁부터 9일까지 제주 전역에 비가 내렸다. 오랜 감뭄에 시달리던 제주 서부지역 농민들이 마른 가슴을 쓸어내렸다.(사진은 대정읍 농가 지붕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

가뭄이 오래 지속되던 제주 서부지역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가을 밭농사를 앞두고 파종을 준비하던 농민들이 모처럼 마른 가슴을 쓸어내렸다.

제주도의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대비해 제주시지역은 14.8%, 고산 17.6%, 서귀 16.9%, 성산 153.4% 수준을 기록했다. 서부지역 가뭄은 8월까지 이어졌다. 서귀포 동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던 날에도 서부지역엔 비가 거의 내리지 았았다.

밭작물 주산지인 대정읍과 고산면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정식(파종)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던 상황. 이 지역 농민들의 마음은 가뭄에 마른 대지처럼 타들었다.

지난 1일부터 태풍 노루가 북상하며 일본 규슈에 상륙할 때도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을 기대도 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8일부터 9일까지 제주도 전역에 비가 내렸다. 오랜 가뭄이 지속되던 서부지역에는 꿀처럼 달콤한 비다.

이번 비는 동부지역에 주로 집중됐다. 9일 9시 기준 누적강수량은 성산읍 삼달리가 111mm로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고, 그 뒤를 성산리(107.7mm), 표선리(100.5mm)가 차지했다.

이에 비해 서부지역의 강수량은 다소 부족한 수준. 가파도에 22.5mm, 대정 16.5mm, 구억 12.0mm, 신도 11.5mm, 모슬포 10.5mm 등이다. 서부지역 농민들은 해갈에는 부족하지만 오랜 가뭄 뒤에 내린 비라 여간 반갑지 않다.

대정읍의 한 농민은 “정말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내린 양 만큼만 더 오면 좋겠다”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대정읍 농민들는 8월에 감자와 마늘 파종을 앞두고 있다. 11일경 땅에 비료를 뿌리고 일주일 후에 종자를 심을 예정. 그런데 땅이 메마르면 종자가 발아할 수 없기 때문에 파종을 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오랜 가뭄으로 농작물 농사 피해가 예상되자 7일부터 ‘농작물 가뭄극복을 위한 비상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