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학생 제주4·3 평화아카데미, 10일에 제주4·3기념관에서 개강

제주4·3평화아카데미에 참석한 외국인 대학생들이 개강식에서 4·3영령들에게 묵념을 하는 모습이다.
이문교 이사장이 환영사를 전하는 모습이다.
대학생들이 주진우 상명대 교수의 강좌를 청취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이 주관하는 2017 국제대학생 노근리&제주4·3 아카데미 제주 일정이 10일 시작됐다.

올해 3회째를 맞고 있는 국제대학생 아카데미는 제주4·3평화재단이 MOU협약 기관인 노근리국제평화재단과 공동 주최·주관하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지난 8월 7일부터 9일까지 노근리평화공원에서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제주4·3강좌를 이수하기 위해 제주 땅을 밟았다.

제주4·3평화재단은 국제 대학생들에게 평화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평화인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기를 마련하고자 준비한 행사다. 중국, 일본, 시리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몽고, 네팔, 대만, 싱가폴 등 10개국에서 2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첫날 제주4·3기념관에서 열린 개강식에 참석하고 제1강좌를 들었다. 

개강식에서 이문교 이사장은 “제주는 360개의 오름을 포함해 세계에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섬”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제주섬은 이렇게 청정하고 아름다운데, 과거에 국가 공권력에 의해 참혹한 제노사이드가 자행된 어두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1947년 3월1일부터 7년 7개월 동안 진행된 4·3사건 기간에 3만 명의 죄 없는 도민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한 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4·3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 되었는데, 민주정부가 들어선 후 4·3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화해와 상생의 이미지로 재조명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제주4·3사건이 이런 성과를 이루는 데에는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용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 제주도민의 평화정신”이라고 규정했다.

참가자들은 개강식을 마친 후, 강의를 청취했다. 주진우 상명대학교 역사학과 교수가 <History of the Jeju 4·3 Incident(4‧3사건의 역사)>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주 교수는 1945년 해방이후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일본군의 철수 등 시대적 배경을 시작으로 3·1절 발포사건과 서북청년회의 결성, 4·3봉기의 과정, 김달삼과 김익렬의 평화협정, 남한총선거 보이콧, 박진경의 피살, 이승만 정부에 의한 소개령과 집단학살, 예비검속과 백조일손지묘, 희생자 규모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제주4·3평화공원 위령재단에서 단체 참배를 한 후 평화공원과 기념관 전시실을 돌아보고 저녁에는 영화 ‘지슬’을 감상했다.

둘째날인 11일에는 2강좌 <제주의 자연‧사람>를 서영표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진행한다. 오후에는 서귀포 정방폭포와 성산포 터진목 등의 4·3유적지를 기행하며 제주의 자연과 그 안에 숨겨진 제주4·3의 아픈 역사에 대해 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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