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평리 해녀공인팀과 독일 청년 연주가들의 낯설지만 새로움을 선사하는 즐거운 공연

아름다운 박수기정을 품은 대평리에서 독일 청년들의 힘차고 경쾌한 금관악기의 선율과 대평리 해녀들의 노래가 어우러졌다.

8월 13일 오후 8시, 대평리해녀마을 난드르공연장에서 열린 독일 청년들과 해녀들의 만남은 새로운 문화와 제주 전통 문화의 낯설지만 소통하는 공연으로 무대를 선사했다.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질 즈음 시작된 공연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대평리 주민들과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공연석을 가득 메워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열기로 가득했다.

여성학자 오한숙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식전 대평리 난드르 올레 좀녀 해상공연팀의 멜후리기 공연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어, 평균 나이 20살의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된 독일의 피닉스 파운데이션의 공연이 이어졌다. 흥겨움을 발산하며 무대에 오른 피닉스 파운데이션은 1979년 라인란트 팔츠 청소년 빅밴드로 출발한 청소년 재주 오케스트라다. 1998년부터 ‘피닉스 파운데이션’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하고 있다. 지휘자는 프랑크 레이쳐가 맡고 있으며, 매년 두 세 차례 1주일간씩 집중 연습하고 평소에는 각종 음악행사와 연주회에 출연하며 전문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국제관악제에 22년 동안 참가해 오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재즈의 즐거운 선율에 유쾌함을 실어 궂은 날씨에도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를 선사하며 모두가 함께 관악의 연주로 젖어들었다.

 

대평리해녀공연팀이 이어도 사나를 제창하며 제주민요를 선보였고, 도내에서는 대평리 해녀만이 부를 수 있다는 ‘출가해녀의 노래’를 독일 청년들의 관악 선율에 실어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교감하며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문화유산을 줄기차게 이어온 대평리 난드르 올레 좀녀 해상공연팀은 옛 제주해녀들의 잠수복인 소중이와 제주 전통 의상 갈옷을 입고 해녀들의 물질 노래를 비롯해 물 허벅과 테왁 장단에 맞춰 제주 해녀의 한풀이 노래 등을 들려준다. 대평리 마을회를 중심으로 지난 2009년부터 매년 대평리의 명소 당캐포구에서 도 지정 무형문화재 1호인 ‘해녀노래’를 전승하고 올레꾼 등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를 알리기 위해 난드르올레 좀녀 야간 해상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논의되고 있는 제주 해녀들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로서 대평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제주의 문화를 알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KMC빅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해병대군악대 예비역 중에서 엄선된 단원과 KBS관현악단 출신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는 이 공연팀은 대부분 회갑이 넘은 분들이 노후 취미활동과 친목을 위한 생활예술단체로서 우리만의 음악 세계에 대한 자부심을 품고 지역사회와 해병대 관련 단체 및 교회의 찬양연주 봉사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친숙한 대중가요 등으로 대평리 주민과 함께 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한편, 섬, 그 바람의 울림 제22회 제주국제관악제의 ‘해녀문화와 함께하는 제주국제관악제’ 선보인 이번 공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문화 외국 관악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외국에 제주의 해녀문화를 소개하고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축제’로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달코롬한 화합의 연주로 마련하는 해녀문화음악회는 고산리 해녀마을(스페인의 팔렌시아 브라스 앙상블)과 대평리 해녀마을(독일의 피닉스 파운데이션)에서 해녀와 관악단의 합동 연주로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대평리에서의 공연은 아름다운 박수기정이 깜깜한 밤바다에 묻혀 절경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섬, 그 바람의 울림’과 어울리는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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