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 40명 제주4·3아카데미 일정으로 알뜨르비행장과 섯알오름 기행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해설을 듣는 학생들.
알뜨르비행장에서.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40명이 대정읍 섯알오름과 백조일손지묘, 알뜨르비행장, 송악산진지동굴 등을 찾아 제주4·3의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책이나 방송으로 알았던 제주4·3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니 역사를 너무나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이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3회 전국대학생 제주4·3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을 대학생들에게 확산시켜 4·3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 서울 1명과 부산 9명, 광주 6명, 제주 2명 등 전국 20개 대학에서 대학생 40명이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전체 일정 가운데 17일 오후 강의는 대정읍 일대에서 현장기행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송악산 진지동굴, 알뜨르 비행장, 백조일손묘역,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오승국 팀장의 해설을 들으며 비극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이 일대는 원래 일본이 중국 남경을 폭격하기 위해 알뜨리비행장을 만들었던 곳입니다. 섯알오름에는 일본군 폭약창고 있었고 우리가 서있는 이 도로는 일본군 트럭이 지나던 도로입니다. 1945년도에 미군이 일본군 폭약창고를 폭격하면서 창고가 무너진 자리에 큰 구덩이가 생겼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예비검속으로 검거된 사람들을 고구마 창고에 가뒀다가 이 구덩이에 몰아서 집단학살했습니다. 정부는 사람들을 집단 학살하고도 만행이 알려질까 두려워 5년 동안 시신도 찾아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오승국 팀장이 일제 시대에서 제주4·3,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제주도민들의 비극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학생들의 얼굴에 비장한 표정이 감돌았다.

기행에 참가한 강원대학교 이원기 학생은 “그동안 제주4·3에 대해 이야기나 책으로 들어서 알았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 정말 실감이 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아카데미에 와서 친구도 사귀고 평화에 대해 얘기도 나눌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며 “내년 행사에도 참가하고 싶고 친구들에게도 참가를 권할 마음”이라고 했다.

전남대학교 양민수 학생은 “그동안 제주4·3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는데 예비검속자 집단학살에 대해서는 이번 아카데미에 참여해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80년 광주의 비극과 제주4·3의 비극을 보면서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봤다”고 말했다.

제주4·3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은 16일에 입교식을 시작으로 4·3평화공원에서 단체 참배를 진행한 후 4·3평화기념관 전시실을 돌아봤다. 그리고 허호준 한겨레신문 부국장의 ‘4·3사건의 발발과 전개’, 양조훈 4·3평화교육위원회 위원장의 ‘4·3진상규명운동과 성과’ 두 강좌를 들었다.

17일 오후에는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제주에 대한 이해 - 자연자원 측면’, 이영권 제주역사교육 연구소장의 ‘제주에 대한 이해 - 역사적 측면’ 을 들었다. 오후에는 송악산 진지동굴, 알뜨르 비행장, 백조일손묘역,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현장교육에 참여했다.

18일에는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4·3해결의 미결과제’에 대한 강의를 듣고 수료식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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