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근대기 이르는 제주 사료들, 소실 우려 박물관에 기증 결정

왼쪽은 '제주답폐두정식절목', 오른쪽은 '제주부영사요람'

제주를 대표하는 한학자 소농 오문복 선생이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에 <제주부령사요람(濟州府令辭要覽)> 등 일평생 수집하고 연구해온 문화재 967점을 기증했다. 선생께서 기증한 문화재는 간찰, 공문서, 생활문서, 고도서 등 제주 역사에 관한 귀중한 자료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평소 제주의 역사는 제주 사람들 스스로 정리하고 보존함이 마땅하다고 여겨온 선생께서는 제주의 역사에 관한 자료라면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직접 값을 치루고 구입한 자료도 있지만 버려지는 서예 병풍과 도배지 이면의 문서 등 사소한 자료까지도 글씨 한 폭 써주고는 받아 간직하고 기록하고 연구해온 자료들이다. 선생께서 훗날 이 자료들이 흩어지고 멸실될 것을 염려해 제주사 관련 자료를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오문복 선생이 홍윤애의 묘비를 관찰하는 모습. 홍윤애 문화제에서 촬영했다.

이번에 기증된 문화재들은 조선시대~근대기에 이르는 제주의 생생한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이다. 특히 제주목사에게 올리는 민원 문서와 각종 절목류, 제주부영사요람 등의 공식적인 문서뿐만 아니라 개인 간에 토지를 거래에 대한 증빙 문서, 혼수품 목록, 개인 간찰류 등 제주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해주는 자료들이 망라되어 있다는 점이 이번 수증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선생께서 조선시대 제주 사람들의 기록유산을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이제는 제주도민의 문화재로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받은 문화재를 전시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연차적으로 해제, 번역해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오문복 선생의 문화재 기증이 제주의 조선시대사 연구에 단단한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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