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와이즈베리, 2015)

<지방소멸>의 표지.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총 18만8500여명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출생한 신생아 21만5000명에 비해 12.3% 줄어든 수치다.

최근 이주열풍으로 해마다 1만 명이 넘는 인구가 유입되는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다. 금년 1~6월까지 제주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2만6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9000명)에 비해 10.3%나 줄었다.

출산율 감소, 예외가 없다

출산율 감소가 일반화된 시대다. <지방소멸>(와이즈베리)는 우리보다 앞서 경제 불황과 저출산의 터널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 마스다 히로야는 1977년에 일본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정부의 공무원을 거쳐 이와테 현 지사와 총무장관을 역임한 전문 관료 출신이다.

일본의 출생율 1.43명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2.07명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저자는 일본의 인구가 2008년(약 1억3천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이 상태로 방치하면 금세기 말이면 4949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구회복,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이 국면에서 인구감소를 인식하는 몇 가지 전제를 제공한다. ▲우선 인구감소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라는 점 ▲지방의 인구가 소멸하면 대도시의 인구도 사라진다는 점 ▲이후 출산율이 조금 상승해도 가임 여성수가 줄어들면 인구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 ▲앞으로 노력에 따라 인구감소를 피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이다.

인구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계층은 20~39세의 여성. 이들의 분포로 지역별 미래 인구를 가늠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도쿄나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의 대도시권에서는 가임여성 인구의 사회적 증가가 크게 나타나는 반면, 지방권에서는 큰 감소현상을 보였다.

저자는 일본 전체인구가 대도시권으로 빨려들어 가고, 동시에 출산율이 극도로 낮은 대도시권 사회에서 시민들은 한꺼번에 고령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유출로 지방이 먼저 소멸하고, 이후 저출산으로 대도시권이 소멸해 국가가 사라진다는 비극의 시나리오다.

이런 비극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간구해야하고, 지방은 인구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한다.

저자는 일본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산후케어시스템 ▲출산과 임신을 위한 원스톱 상담지원창구 ▲불임치료를 위한 생식보조 의료 지원 ▲육아시설 정비▲다자녀 가족을 지원하는 사회보장 ▲한 부모 자녀 지원제 ▲양자입양 제도 정비 ▲일과 사생활의 균형 등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대도시권과 지방의 생존 전략, 비슷하지만 다르다

인구 절벽의 시대, 일본의 지방정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더 다급하다. 하지만 일본의 전체적 상황이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도 젋은 여성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들이 있다. 그 가운데 서귀포의 실정에 적용할만한 사례로 훗카이도 시세코 정을 들 수 있다.

훗카이도 니세코 정은 관광으로 젊은 인구의 유출은 막은 지역이다. 2000년 보송보송한 눈으로 인기를 모아 외국인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지금은 스키 시즌인 겨울뿐만 아니라 래프팅과 카누 같은 여름 관광산업도 활기를 띤다. 아웃도어 회사를 지역에 유치해 젊은이의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지방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한정된 지역 자원을 재배치하고 지역 간의 기능 분담이나 연계를 진행해 ‘젊은이에게 매력적인 지방 중핵도시’를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각 지역이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굴해 독자적인 재생산 구조를 만들고 유지해 블록별로 인구감소를 막을 방안을 마련하라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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