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 작가전 ‘섬, 마음의 랜드스케이프’展

▲ '섬, 마음의 랜드스케이프' 전시. 권기철 작가의 작품

자연의 정점, 제주에서 만나는 내 마음의 풍경

7명의 입주작가, 이중섭미술관 기획전시실서 10월 29일까지 전시 열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7명의 작가들이 1년 남짓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서 생활하며 제주로부터 느낀 것을 각자의 색깔로 작품에 담았다.

그 이야기들은 지난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이중섭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9월 12일, 이중섭미술관에서 열린 오광수 명예관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9월 12일 오후 3시, 오광수 이중섭미술관명예관장, 이왈종 화백(이중섭미술관운영위원회), 홍명표 홍명표 이중섭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장, 양금석 전 제주도의회 의원, 고영우 기당미술관 명예관장 등이 참석해 이번 전시의 오프닝식이 진행됐다.

오광수 명예관장은 전시 인사말을 통해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는 이중섭미술사업 중 중요한 하나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다양하고 특색있는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며 “프랑스 남부에는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여생을 보내며 마지막 창작의 열기를 뿜어낸 흔적들이 남아있다. 예술가들이 여생을 작품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로망이라 할 수 있는 곳이 프랑스 남부 지역일 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프랑스 남부로 찾아오는 것은 자연이 작가에게 주는 영감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제주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풍만한 이곳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1년 남짓 짧은 시간을 제주 자연에서 보내며, 이중섭이라는 예술가의 힘을 느끼고, 풍요로운 자양분을 흡수해 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연 作, '존재의 가벼움'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

이번 전시는 제주작가와 육지작가가 제주를 각각 어떤 눈으로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비록 1년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만난 ‘섬’이라는 장소성에 대한 다양한 모습, 제주의 사물과 자연이 어떻게 그들 마음의 창에 비쳐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의 정점, 제주. 산해(山海)의 자연 생태를 만날 수 있는 제주로부터 내 마음의 풍경이 34점의 작품에 담겨 선보인다.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는 “섬은 지리적 영역과 지역성을 나타내고, 마음은 인간 누구나가 제각각 발원하는 감정이다. 문화경관에는 한 지역의 역사와 자연, 사람의 노동을 통 틀은 인문학적 요소가 들어 있다. 인문학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간의 노력, 즉 삶의 제반 문제에 대한 인간의 생존 노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 중에 예술은 사물, 공간, 장소의 대상에서 얻어지는 인간 감정의 표출 행위라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의 마음은 말이 없지만 온갖 색과 선으로, 나름의 시각으로 창작의 결과를 표출했다”고 전시 기획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섬, 마음의 랜드스케이프>전에는 고권, 권기철, 김동기, 김민수, 김주연, 박순민, 한윤정 7명의 작가들이 사진, 회화, 목판화 등으로 표현된 다양한 랜드스케이프를 선사한다.

서예를 기본으로 ‘一’자의 변주를 나타내며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를 상징하는 권기철 작가의 작품, 제주4·3의 역사를 담고 있는 다랑쉬굴의 연유를 듣고 그것에서 연상한 작품을 ‘억새풀’에 담았다.

작품 설명 중인 김민수 작가

김민수 작가는 제주의 흑우에 매료됐다. 그리고 제주 흑우와 제주 사람들의 연관성을 찾았다. 프레임으로 ‘흑우와 제주사람들, 닮다’를 담아냈다.

흙도 나무도 곶자왈도 제주는 육지의 풍경과는 너무나 다르다. 제주하늘에 펼쳐진 구름, 제주의 흙길과 곶자왈의 구부러진 나무, 집앞 뜰에서 만난 풍경을 한윤정 작가만의 풍경으로 담았다.

일상에서 작품 소재를 얻는 고권 작가는 마주치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풍경과 정경들을 담았다. 제주의 난대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영천오름, 서귀포와 제주를 오갈 때마다 마주치는 영천오름, 서귀포의 자연에서 만난 새 그리고 사람들을 작품에 담았다.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김동기 작가
김동기 作, '곶자왈' 한지에 목판화

 

제주 곶자왈 숲에서 느낀 무언가는 그를 압도했다. 자연의 웅장함 속에서 그리고 개발로 인해 파괴되어 가고 있는 자연에서 무엇인가를 담아내고 싶었다. 판화, 회화, 설치 작업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김동기 작가는 목판에 제주의 원시림을 담아냈다. 칼 끝으로 빚어내는 자연이 아닌, 기계로 목판을 깍아 파여나가 듯 제주를 담았다. 마치, 개발이라는 인위적인 손길로 상처받는 제주의 자연을 빗대듯이.

불교철학을 담았다. ‘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을 뜻하는 이숙異熟. 남극 킹조지섬에 짦은 시간 머물던 때, 우연히 맞닥뜨린 죽음의 문턱. 그 경험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존재의 가벼움> 시리즈로 김주연 작가는 이야기한다.

제주, 서귀포의 옛 모습을 기억한다. 그 기억을 뒤로하고 현재 서귀포의 모습에서 ‘섬’이 품었던 그 모습을 더듬는다. 이중섭미술관에서 바라본 문섬, 박순민 작가의 시선을 끌었다.

제주, 그리고 제주가 아닌 곳. 각자의 풍경을 갖고 있던 이들이 제주에서의 시간을 통해 그들 마음에 어떤 풍경을 그려냈는지 일곱 가지 색깔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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