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기획 -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100주년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의 조직
서귀포신문 | 승인 2017.09.14 09:38
김연일 스님의 가출옥 증표.

1918년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은 무장 항일투쟁이었다. 항일운동을 위한 조직구성을 살펴보면 잘 짜여진 군대조직이었음을 찾아낼 수 있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수개월의 사전 준비와 조직 구성으로 군대조직의 틀 안에 인력을 배치시키고 역할을 분담해 다수의 참여자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미리 구상한 조직적인 항일운동이었다는 특징이 있다. 일제가 사회에 불만을 가진 혹세무민의 사교도 집단으로 폄하했지만, 이제 그 조직 구성을 살펴보면 법정사 항일운동의 특징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일은 1914년경부터 1918년까지 5년여 법정사 생활에서 신도들에게 항일의식을 심어주며 독립운동을 준비했다. 법정사에 함께 거주하던 주도세력들은 1918년 4월 경 항일운동 의지를 결집하고 점차 거사 준비를 구체화시켜 나간다.

법정사 항일운동의 주도세력들은 법정사 신도들에게 거사의 뜻을 전하며 참여하도록 권하고 이들 신도와 지역 주민을 모아 조직을 구성해두고 있었다. 1918년 9월 14일부터 15일 동안은 마을에 배포할 격문과 곤봉, 화승총 3정과 깃발을 제작했다. 1918년 9월 말 정구용은 격문을 통해 독립을 위해 일본인 관리와 상인을 쫓아내야 하겠으니 사람을 모아서 집합하라는 요지를 각 마을의 구장들에게 알렸다.

이러한 사전 준비를 거쳐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수행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한다. 거사 현장을 지휘할 부서와 각 부서의 책임자를 정했다. 이들 조직 구성을 살펴보면 주도세력들이 군대조직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김연일을 비롯한 주도세력들은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의병활동 혹은 동학 농민전쟁의 흐름 속에 있었던 세대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법정사 항일운동의 조직 또한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제주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1918년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의 성격>(한금순) 중에서.

1918년 9월 14일 법정사 주지 김연일은 불무황제로 즉위식을 거행하고 법정사 항일운동을 위한 조직체를 완료했다. 조직은 크게 지휘부와 행동부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지휘부는 김연일 중심의 거사 구심점으로 구성되었고 행동부는 강창규를 중심으로 거사 현장 참여자를 이끌기 위한 조직으로 구성되었다. 지휘부에는 총지휘자인 김연일과 그를 보좌하는 좌대장과 우대장이 있었고, 행동부에는 거사 현장의 지휘자인 선봉대장과 선봉대장을 도와 거사의 흐름을 결정하는 모사 그리고 선봉집사와 선봉좌익장 선봉우익장을 두었으며, 이들 밑에서 법정사 신도들이 선봉대로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앞장서 나가는 역할을 했다. 지역 주민을 중간에서 지휘할 중군대장과 후군대장을 두어 선봉대장의 역할을 군중 사이에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김연일은 불무황제라는 상징적 존재로 조직체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며 거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총지휘했다. 좌대장 방동화와 우대장 강민수가 김연일을 보좌하는 지휘부로 거사의 준비에서부터 김연일과 함께 거사 전체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거사 현장 행동부의 지휘자는 선봉대장 강창규였다. 강창규는 중문 경찰관 주재소를 불태웠으며 길 가던 일본인을 구타하도록 지시했고 전선과 전주 절단을 지시하는 등 거사 현장에서 700여 참여자들을 직접 지휘한 거사 현장의 우두머리였다.

방동화가 초빙해 온 박주석은 모사로, 당시 최고 연장자인 장임호도 모사로서 거사 현장에 있었다. 박주석은 선봉대장 강창규와 사태의 추이를 살펴 서로 의논하면서 거사의 방향을 결정했다. 또한 선봉대장 강창규를 도와 선봉집사로 최태유와 김봉화 그리고 선봉좌익장 이종창과 선봉우익장이 참여자를 이끌었다. 여기에 김명돈 등의 법정사 신도가 선봉대로 나서 마을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격문을 썼던 정구용은 박주석을 도와 사람들을 모집해 참여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700여명 참여자들은 중군과 후군으로 조직되었다. 중군대장 양남구는 총기를 가지고 참여자들을 이끌었고 법정사에 거주하던 김삼만이 후군대장이 되어 참여자의 후미에 있었다.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은 거사를 실행하기 전 수 개월간의 사전 준비를 통해 조직체를 구성하고 역할을 분담해 인근 마을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었다. 총지휘자는 법정사 주지 김연일이었으며 거사 현장에서는 선봉대장 강창규가 참여자를 지휘 통솔했다. 거사의 사전준비부터 부서 조직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게 구성된 활동 모습에서 법정사 항일운동 주도세력들의 역량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제 시대의 불의에 맞섰던 우리 지역의 그 이름들을 되뇌어 봐야 할 시점이다.

한금순 / 문학박사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귀포신문  sgp1996@hanmail.net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귀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63579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7942   |  제보 및 문의 : 064-763-4556/4455  |  팩스 : 064-763-4457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제주 아 01006  |  등록일 : 2006년 7월 26일  |  발행인 : 송형록  |  편집인 : 안창흡
상호 : 서귀포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16330  |  개인정보책임자 : 양용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용주
Copyright © 2017 서귀포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