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주자치도, 14일 남원읍 농민들과 무박2일 끝장토론

제주자치도가 14일 저녁, 남원농협유통센터 교육실에서 지역 감귤농가들과 무박2일 끝장토론을 진행했다.
김문일 남웡농협 조합장이 발언을 하는 모습.
오경성 공선회장이 질의하는 모습.

제주자치도가 14일, 남원농협 유통센터 교육실에서 남원읍 농민들을 만났다. 감귤산업을 주제로 농민들과 무박2일 끝장토론을 통해 농민들의 입장을 여과 없이 듣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농민들은 미등록 선과장 문제, 갈수록 오르는 인건비, 소포장에 따른 포장비 부담, 노후 과수목의 교체방안, 물류비 부담 등 수많은 문제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 전병화 감귤진흥과장, 이광식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등 농정 담당자들이 역할을 달리하며 농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농협에서 준비한 귤과 빵을 먹고 허기를 달래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동우 부지사는 토론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감귤농가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서 마련한 자리인 만큼 부담 없이 얘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밤새 얘기를 듣고 돌아가서 정책에 반영할 준비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김문일 남원농협 조합장은 “지금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궁천조생이 고령화되어서 결실이 좋지 않다. 거기에 극조생 귤이 시장에서 평이 좋지 않아 퇴출시켜야하는데 새로운 묘목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좋은 품종을 골라 3년생 정도로 제주도 농가에 보급하면 좋겠는데, 제주자치도가 이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원 이광식 국장은 “노후 과목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는 좋은 지적이다. 그 문제가 가장 심한게 한라봉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국장은 “묘목을 지원하는 방안은 찾아야하는데 궁천조생도 우수한 품종이기 때문에 궂이 일본산 묘목을 도입하려 할 필요가 없다”며 “자생묘목으로 교체해도 좋겠다”고 답했다.

오경성 남원농협노지공선회장은 “일손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비싸 농사하기 어렵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린다는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상품이 소포장화하는 추세인데, 그러다보니 농민들은 포장비와 선과비 부담이 크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말했다. 또 “2S이하 소과 상품화 문제와 관련해 비파괴선과기가 도입이 안된 선과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안동우 부지사는 “농가 일손 부족은 잘 알고 있다. 외부에서 인력을 도입해서 생활터전이 필요하면 제주자치도가 건물을 지어 도와줄 수는 있다. 그런데 인건비를 지원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포장비 문제에 대해서는 “정책과제로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2S이하 소과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비파괴선과기를 이용해 출하하려 했는데, 도내 400개 선과장 가운데 비파괴선과기를 도입한 곳은 40개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책을 수정해서 간이당도측정기를 도입해 출하를 하되, 규칙을 위반한 선과장에 대해 제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오지홍 위미2리 이장은 “유통비용 가운데 제주에서 공판장까지의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다. 농산물의 해상물류비 지원이 정부 예산에 반영이 안됐는데, 제주자치도가 나서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라”고 주문했다. 또, “일본은 농산물 산지경매 비용을 자치단체가 부담하는데, 제주도도 산지경매를 늘려 그 비용을 부담하면 농민들이 물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동우 부지사는 “지금도 제주시 공판장에서 산지경매하는 감귤에 대해 kg당 130원을 지원하고 있다. 산지경매를 늘리면 농민들 물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해상물류비 지원에 대해서는 “농림부에서는 통과됐는데, 기재부에서 거절당했다. 국회 심의가 남았는데 제주자치도가 각 당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으니 아직 한 가닥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와 농협 임직원들, 지역 농가들을 합해 40명이 토론회에 참가해 뜨거운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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