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창 충돌로 인한 뇌 손상...일주만에 가까스로 회복 -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구조에 성공한 팔색조

들어는 봤으나 본 적은 없단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던 팔색조. 입에서 입으로 전하던 새가 제주도 남쪽에 나타난다는 소식에 혹자는 가슴이 콩닥 뛰었다.

11일 오후 팔색조 한 마리가 흥보가의 제비처럼 제주시내로 찾아들었다. 용담동 도심에서 유리창과 충돌해 추락했다.

숲을 떠나 길을 잃은 새는 머리를 부딪쳤다. 발견 당시 뇌 손상으로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작은 새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이경갑)는  24시간 밀착 관리와 세심한 약물 투여로 팔색조의 회복을 도왔다. 새가 기력을 되찾자 외부입원실로 옮겨졌다. 비행훈련 후 개체인식을 위한 가락지를 부착했다. 19일 무사히 제주시 오라동 인근 산림에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팔색조의 경우 경계심이 강해 인적이 없는 상록수림이나 산림이 울창한 곳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동일한 지점 도심 한 가운데서 발견되기는 매우 특이한 사례다. 제주를 떠나 월동지로 이동 준비 중에 부상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보호되고 있다. 자개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숲의 요정이라 불린다. 번식을 위해 5월 중순께 우리나라로 날아와 여름을 지내고 10월께 다시 동남아시아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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