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직원들, 22일에 양창용·최낙진 교수 초청 언론사 사별연수

<서귀포신문>이 14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서귀포신문> 사무실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사별연수’를 실시했다. 사별연수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지역언론사 사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양창용 교수와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최낙진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양창용 교수는 14일에 ‘소멸해가는 지구촌 언어 속 제주어’란 주제로 ‘제주어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양 교수는 “언어는 소통의 매개일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 정체성을 반영한다”고 말한 뒤 제주어가 유네스코가 정한 소멸위기 언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양창용 교수가 제주어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강의했다.

양 교수는 “세계 200여 국가에 7000여개의 언어가 있는데 그중에 3%의 언어(210개 정도의 언어)를 말하는 인구가 전체의 96%”이고 나머지 97%의 언어(약 6800개 언어)는 소수의 사람들만 사용하기 때문에 멸종될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21세기에는 제주어를 비롯한 세계 90%의 언어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 국립국어원은 표준어만을 연구와 보전의 대상으로 삼는 반면에 미국은 국가가 표준어를 정하지 않고 각 주마다 표준어를 정한다”며 표준어만을 강조해온 우리나라의 국어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양 교수는 “‘갈치국을 먹으니 든든하다’와 ‘갈치국 먹어서 듬삭허다’를 예로 들며 서로 비슷한 뜻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체험자의 느낌을 전달하기에는 방언(제주어)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해 제주어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교수는 “제주어가 2010년에 심각하게 위험에 처한 소멸위기로 분류됐는데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제주어 보전의 필요성에 25~30%만이 공감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서 “인구 20%만 사용해도 소멸은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의 이중언어 정책처럼 학교와 집에서 두 가지 언어를 공용으로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계와 언론이 나서서 제주어가 사라지기 전에 체계적으로 자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낙진 교수는 22일, ‘서귀포신문과 서귀포 현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최 교수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사건에서 보여준 이시노마키市의 지역신문 <이시노마키히비>의 사례를 분석했다.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우리에게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잘 알려진 사건이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최낙진 교수가 일본의 <이시노마키히비>의 사례를 통해 신뢰받는 언론의 길을 강조했다.

지진과 쓰나미가 2011년 3월 12일에 일본을 강타했는데, 인구 15만명의 이시노마키市는 도로와 건물이 파괴되고 정전으로 도시는 암흑으로 변했다. 당시 일주일 이상 이어진 무정부 대혼란 시기에 <이시노마키히비>의 편집국 직원들은 윤전기는 물론 복사기와 휴대폰도 작동이 안되는 상황에서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고 손으로 벽보 신문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한 것. 그리고 나중에는 시민들이 신문사 사무실을 찾아와 정보를 수집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시노마키히비>는 시민들의 신뢰를 받는 신문이 됐다. <이시노마키히비>사는 창간 100주년 기념관에 당시 벽보 신문을 전시했고, 벽보 신문의 일부는 워싱턴에 있는 신문박물관에 소장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이시노마키히비>는 외국에서 언론인들이 찾고, 수습기자가 되기 위해 지원자들이 몰리는 신문사가 됐다.

최낙진 교수는 “<이시노마키히비>의 사례는 지역신문과 독자들 사이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데, 신뢰의 배경에는 ‘기자들이 우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독자들의 확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널리즘과 비지니스의 접목이 뉴미디어 시대 언론에 주어진 과제인 것처럼 이해되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진실을 파악해 시민들에게 전달해주려는 정신’”이라며, “내가 시민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기본적인 기자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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