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자 관장 /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하루에도 수천 수만건의 뉴스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요즘 핫이슈 중 하나는 청소년폭력 관련 뉴스이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까지 끔찍한 청소년 범죄에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한 시민이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올린 청원에 14만명 이상이 참여했고, 청와대에서도 답변할 예정이어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 한 누리꾼은 "지금 청소년은 예전 청소년과 다르다. 청소년법 강화는 당연하고 이러한 잔인한 행동은 성인과 똑같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청소년 범죄가 정말 아이들이 100% 잔인해졌기 때문에 이런 건지, 아니면 우리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 사회적 원인 등 또 다른 이유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청소년 범죄의 특징은 가해 사실을 스스로 공개한다는 점이다. 자기 스스로 범죄를 세상에 드러내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핵심이고,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아이들의 인성에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해체, 사회공동체의 해체 등을 통해서 아이들이 아픔과 슬픔을 공감할 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건을 SNS에 스스로 노출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이라든지 또 피해자가 당하는 인격침해 같은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처벌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타자에 대한 아픔들을 가해학생들이 철저히 공감하도록 도와야 하고, 그 처벌 기간이 끝난 이후 ‘교정’이 되어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단순히 교정 없는 ‘분리’만을 한 이후에 ‘처벌’만을 강조할 때 가해자는 분노만 쌓이고 사회에 복귀했을 때 제2, 제3의 더욱 큰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공동체가 무너지면서 타인의 아픔을 이해 못한다. 이 아이가 이렇게 피를 흘리면서 머리가 찢어지면서 고통을 호소하면 이게 얼마나 아픈 건지를 느낄 수 있는 단계인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해버렸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공감능력을 상실한 시대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질문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처벌을 넘어서 해법을 찾아 치유해야 할 것이다.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등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정도를 공감능력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큰일을 당해 괴로울 때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나 인간극장과 같은 TV 프로를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은 ‘아~ 슬프겠다, 너무 힘들겠다…’와 같이 공감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인 이상 이런 공감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힘들고, 아프고, 괴로워해도 무덤덤한 이들이 있는데 바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시대가 아무리 발전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인간을 따라올 수 없는 건 ‘공감’이다. 이제는, 성적위주의 지식교육보다 아이들에게 공감교육이 필요한 때이다. 자신의 힘든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타인에게 도움을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친구와 같이 행복해지기 위해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곧 공감교육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교감을 통해 성장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청소년들은 수련활동, 문화활동, 교류활동,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고, 공감하고, 협력하면서 자신의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감정반응을 하는 법을 배운다.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고 자신의 마음이 들려주는 진짜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아가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해 그의 입장이 되어보고, 더 나아가 용서도 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청소년 활동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공감능력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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