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2017>은 지난 9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주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주에서 열리는 첫 번째 비엔날레로 ‘투어리즘’을 주제로 열리며, 전시, 투어, 배움의 세 가지 영역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5코스로 진행되고 있는 전시 현장을 찾아 간다. △코스1 ‘제주도립미술관’ △코스2 ‘제주현대미술관 저지리 일원’ △코스3 ‘알뜨르비행장 일원’ △코스4 ‘서귀포시 원도심 이중섭거리’ △코스5 ‘제주시 원도심 예술공간이아’ 등에서 국내작가 총36팀/명 (도내 17명, 도외 19명), 프로젝트 10팀, 해외작가 24팀으로 총 70여 팀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코스 2 ‘제주현대미술관’

역사, 4·3, 5·18, 강정마을, 곶자왈, 생태, 개발, 관광

여전히 개발이 일순위인 현대사회에서 환경은 빠르게 파괴되고 있고, 굴곡 많은 역사 속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 생태와 예술의 관계,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태도,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성찰한다.

제주의 1만년 역사를 간직한 곶자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만나는 <제주비엔날레2017>은 12팀의 작품을 통해 역사와 자연을 중심으로 한 관광을 이야기한다.

이지유, 정연두, 무늬만커뮤니티, 리슨투더시티, 올리버 레슬러, 고승욱, 쉴파 굽타, 김택화, THE ROAD-43518AMMA道, 김유선, 디오니시오 곤잘레스, 한예종 한중일문화올림픽을 만난다.

제주현대미술관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가는 진입로에는 100장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한예종 한중일문화올림픽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축제의 환희를 함께 나누는 프로젝트이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이지유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제주가 고향인 작가는 제주의 아픈 역사를 중심에 둔다. ‘돌아올 수 없는 배’ 작품을 통해 식민지, 4·3사건, 한국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고승욱 작가는 수많은 민간인 학살 사건을 품고 있는 노근리에 집중한다. 1950년 7월 발생한 노근리 사건은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노근리에 대해 침묵했던 한국사회, 오히려 미국의 주요언론들에 의해 자국의 만행이 밝혀지고, 노근리 사건은 한국의 비극적인 역사로 인정된다.

제주 출생으로 2006년 작고한 김택화 화백의 이제는 사라지고 변화된 제주의 풍경 돌담, 초가, 포구, 해안, 바다, 섬, 한라산을 통해 개발되기 전 제주의 정겨운 풍경을 회화로 만난다.

제주4·3과 광주 5·18이 만났다. (사)탐라미술인협회 작가들과 광주 오월길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이 제주와 광주의 상징적인 장소를 함께 답사하고 현장 드로잉 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제작했다. ‘The Road 43518-AMMA道’ 프로젝트명으로 펼치는 작품들을 통해 역사의 굴곡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지켜야 할까.

아픈 역사. 현재는 사라진 제주의 풍경, 파괴되어 가는 자연. 제주현대미술관 비엔날레에서는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들을 전한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다. 다소 많은 영상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해 마음의 여유를 갖고 현대미술관을 방문하기를 권한다.

현재 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서는 박광진의 특별전 <바람, 억새소리>가 열리고 있다. 가을의 절정 10월과 어우러지는 전시로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을 놓치지 말자.

한편, <제주비엔날레2017>은 제주도립미술관·제주현대미술관 통합 관람권으로 입장 가능하다. 개별 관람권은 발권되지 않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제주시 원도심(예술공간이아), 서귀포시 원도심(이중섭 거리 일대), 알뜨르 비행장은 무료관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