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원도심, 이중섭 거리 일대

<제주비엔날레2017>은 지난 9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주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주에서 열리는 첫 번째 비엔날레로 ‘투어리즘’을 주제로 열리며, 전시, 투어, 배움의 세 가지 영역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5코스로 진행되고 있는 전시 현장을 찾아 간다. △코스1 ‘제주도립미술관’ △코스2 ‘제주현대미술관 저지리 일원’ △코스3 ‘알뜨르비행장 일원’ △코스4 ‘서귀포시 원도심 이중섭거리’ △코스5 ‘제주시 원도심 예술공간이아’ 등에서 국내작가 총36팀/명 (도내 17명, 도외 19명), 프로젝트 10팀, 해외작가 24팀으로 총 70여 팀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코스4 ‘서귀포시 원도심-서귀포관광극장, 이중섭 거주지’

<제주비엔날레2017>의 주제는 ‘투어리즘’이다. 서귀포 하면 떠오르는 이중섭. 이제 이중섭은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각인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스레 ‘투어리즘’ 주제와 연결된 서귀포는 이중섭미술관, 이중섭거주지, 이중섭 거리 일대를 떠올리게 된다.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 코스로 ‘서귀포시 원도심-서귀포관광극장, 이중섭 거주지’가 포함된 것은 응당한 일이다.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서귀포로 피난 온 이중섭의 거주지를 비롯해 이중섭미술관, 이중섭창작스튜디오, 서귀포관광극장 그리고 제주 매일 올레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 이중섭거리는 제주도 서귀포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다.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열리는 이 거리에는 관광, 개발, 상권이 예술 활동과 공존한다. 제주비엔날레는 관람자들이 이 거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활동과 거리의 풍경 자체에 주목해볼 것을 제안한다.

서귀포관광극장 '무지개동'

코스4 서귀포원도심에서는 이중섭 거주지에 ‘정재철’ 엽서 작품과 서귀포관광극장 ‘무지개동’ 작품을 전시한다.

이중섭거주지, 정재철 작가의 엽서

정재철 작가는 여행을 통한 문화적 다양성을 담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주도립미술관에 작품을 설치했다. 이중섭 거주지에는 그 프로젝트와 연결해 관광엽서를 준비했다. 이중섭의 엽서화, 편지화 의미를 담아 여행지에서 추억을 담아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엽서를 띄워보길 권한다.

서귀포관광극장에는 ‘무지개동’을 통해 200여 명의 제주 어린이들이 ‘보물섬 제주’라는 테마로 제주의 풍경을 화면에 담은 작업을 선보인다. 지역 커뮤니티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관광극장의 성격을 고려해 제주 어린이들의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작업을 통해 어린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의 오늘을 만나본다.

<제주비엔날레2017>은 장소 자체가 비엔날레인 서귀포시 원도심-서귀포관광극장, 이중섭 거주지를 통해 투어리즘의 현장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거닐며, 우리가 관광지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이중섭 거주지에 전시된 ‘정채철’의 엽서 작품과 서귀포관광극장에서 보여지는 ‘무지개동’ 작품은 비엔날레 전시라고 하기에는 무색하다. 상징성 있는 이중섭미술관, 혹은 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전시실을 활용해 <제주비엔날레2017>의 더 많은 작품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까. 혹은, 장소와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 이중섭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상권 자체를 비엔날레의 중심에 놓았다면, 이중섭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귀포예술·문화예술디자인시장과 서귀포 원도심 주변 문화 공간과 활동 등을 전시 코스로 안내해 주는 작은 배려는 할 수 없었을까. 비엔날레를 알리는 현수막 조차 보이지 않는 거리가 아쉬움을 남긴다.

서귀포 도심의 활성과 쇠퇴,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있는 현장. 문화 예술을 바탕으로 다시 활성화되고 있는 서귀포 원도심. 서귀포 원도심의 거리는 충분히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투어리즘’에 상응하는 상징성을 내포함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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