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없는 이별 어디 있으랴

 

 

오래된 트럭,

1년은 더 함께할 수 있었지만

조기폐차 지원금을 준다는 말에

눈 딱 감고 이별을 결심했다.

 

고생했다,

네 몸이 뜨거운 용광로를 지난 후

낫이나 삽으로 다시 태어나

나와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려나

 

세상에,

이별을 기약하지 않은 인연이 없고

서글프지 않은 이별이 없음을

쉰이 다 되어 실감했다.

 

김동규의 노래를 떠올릴 만큼

화창한 가을날에도

화북 폐차장 기계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분주히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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