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등 23일 기자회견 열고 미 머스틴호 입항 비판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등은 23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와 제주도 주변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간띠 잇기에 나선 주민들,
해군제주기지전대가 공개한 머스틴호 입항장면.

미 해군 머스틴함이 22일 오전 10시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고 해군제주기지전대가 밝혔다. 제주해군기지가 개장된 후 미 해군함정이 제주해군지지에 입항한 게 다섯 번째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위원회 등은 23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와 제주도 주변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미 해군함정의 즉각 출항과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 부위원장은 “이제껏 항공모함이 들어서보지 않은 우리나라 서해에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했고, 거기서 훈련에 참여했던 미 함정 머스틴함이 22일에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며,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제주해군기지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고 동아시아 크루즈 허브라 미국이 해군기지로 사용하는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해군기지를 통해 제주가 전략적 군사기지가 되는 수순이 뻔히 보인다”며 “강정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이기 때문에 지금의 강정마을을 성찰하지 않으면 제주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등은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3월 25일 미 구축함 스테뎀호와 6월 20일 듀이호, 6월 22일 캐나다 호위함 오타와와 위니펙호, 5월 15일 미 측량함 헨슨, 9월 26일 미 소해함 치프에 이어 일곱 번 재 외국군함 입항이라고 상기했다. 그리고 “준공된 지 2년도 되지 않은 기지에 미국함정이 제집 드나들 듯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머스틴호가 미 태평양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를 모함으로 하며 최근 스테뎀함과 같이 한반도 근해 한미 해상 합동훈련에 참가는데 그 합동훈련이 로널드 레이건 미 핵항공모함을 필두로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총 출동해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한반도 동·서해 해상에서 노골적인 핵 선제공격 전쟁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해에서 훈련에 참가한 머스틴은 19일 ‘해상 대특수작전부대’에 투입되어 무시무시하게 함포 사격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그 머스틴이 유네스코 지질공원이자 연산호 바다인 강정바다에 성조기 휘날리며 들어왔다”며 분노했다.

이들은 “미 머스틴을 비롯한 모든 군함의 호전적이고 파괴적이며 무례한 태도와 용도에 주목한다”며 “제주가 미국의 지배적 욕구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쓰이는 가능성에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미 구축함 머스틴 호는 당장 물러가고 제주해군기지를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중단을 요구하고 동시에 적대적 긴장관계를 고조시키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주민과 활동가들은 해군기지 정문에서 마을까지 ‘인간띠 잇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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