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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개인방송 전성시대홍창욱의 생생농업 활력농촌-16
서귀포신문 | 승인 2017.10.26 09:36

요즘 개인방송이 대세다. 2012년 제주 이주에 관한 팟캐스트로 방송을 제작할 때만 해도 지역 컨텐츠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제주’를 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8개나 되고 팟캐스트 제작 스튜디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엔 지자체에서 공동체 방송국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는 사례도 있어서 개인, 마을방송국의 전성시대가 아닌가 싶다.

팟캐스트는 개인이 특정한 주제를 정한 후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면 그걸 청취자들이 파일다운 받아서 듣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중파가 폭넓은 시청자들에게 전파를 뿌리는 방식으로 컨텐츠를 배급한다면, 팟캐스트는 제작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특정 주제를 공유하며 파일을 내려받는 식이라 ‘좁은 분야’의 방송이다. 개인 미디어라 사소한 이야기들도 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 간단히 녹음해 ‘팟빵’과 같은 방송국 홈페이지에 무료로 업로드할 수 있기에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최근에 농사관련 청년 팟캐스트 방송이 크게 히트를 친 적이 있는데 향후 청년과 농업은 핫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팟캐스트 제작이 어렵다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과 유튜브 방송도 가능하다.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열고 라이브 버튼만 누르면 바로 친구들에게 방송을 할 수 있다. 요즘 페북 친구들 중에 농업 활동을 라이브 방송하는 이들이 많다. ‘여러분이 농사 짓는 것을 블로그에 잘 정리하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향후 농산물 판매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해보셔요’라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데 언제 농사짓고 언제 블로그 운영까지 해야 할까.

매일매일 차곡차곡 점수 쌓듯이 해야 하는 블로그와 달리 라이브 방송은 내 손안에 있는 휴대폰 버튼 하나로 친구들에게 간단히 소식을 전할 수 있고 이를 저장해 카톡이나 밴드에 공유가 가능하다.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인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기에 사회적 관계 유지에 이보다 더 좋은 미디어가 없다.

농산물을 수확할 시기에 매번 전화를 하거나 개인 톡을 날리며 판매에 매진할 때도, 농사에 대한 내 철학과 고충까지 미리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기에 지인들이 도와줄 수 있는 접점이 넓어진다. 이건 농산물을 몇 상자 더 파느냐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미 내 일상이 연결되어 있기에 수확시기, 판매시기에 ‘친구야, 내 농산물 좀 사줘’라고 매달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꼬마들의 TV, 검색사이트라 할 수 있는 유튜브에는 매일 수많은 방송이 올라온다. 영상기반이기에 전 세계 누구나 볼 수 있고 누구나 휴대폰으로 쉽게 촬영해 바로 올릴 수 있다. 향후 농업관련 영상들도 많이 제작될텐데 꾸준히 컨텐츠를 올리고 자신만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 막내 누나는 ‘프랑스 자수’로, 조카는 ‘중딩 컨텐츠’로 꽤 유명한 유튜브 제작자가 되었다. 농사를 지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농사 영상의 광고수입으로 돈을 더 버는 농부가 곧 나올 것이다.

나는 팟캐스트와 소셜미디어가 소비자 직거래를 위한 무료 플랫폼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한다. 시골에서 농사만 아는 농부라 할지라도 그 농부의 철학과 그가 흘린 땀방울이 정직할 때 판매에 어려움이 없는 세상이다. 소비자는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며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농민들에게 직접 이익을 줄 수 있다. 생산자 또한 고객을 확보해 농사를 보다 안정감 있게 지을 수 있다. 지역에는 이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존재한다.

지역 농촌에 거주하며 직거래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참 많다. 서울을 거점으로 한 유통기업들은 전국의 온갖 과일과 채소가 몰리는 공판장에만 나가봐도 상품을 구할 수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우수농민이나 생산자단체의 농산물만을 판매할 수도 있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만을 놓고 보자면 지역이 부족할 수 있지만 상품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현장성이 바로 지역의 경쟁력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한 농산물 판매, 로컬푸드는 거리와 품목에 한정되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농부들을 만나고 그들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기에 지속가능하다. 개인방송은 그들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실시간으로, 소비자만이 아니라 시민협력자에게 전한다. 상호 연결된 세상이 서로를 이롭게 한다.

홍창욱 / 무릉외갓집 실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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