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수도사들의 식물연구 -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 에밀 타케 신부까지 (2)귤나무의 문화사 9
백금숙 박사 /제주대 교수 | 승인 2017.11.15 15:04
한스 바이디츠의 식물 세밀화

브룬펠스는 1488년, 독일에서 태어나 신학자, 물리학자, 식물학자로서 마인츠와 슈트라스부르크의 수도원에서 수도사로 연구생활을 하다가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수도원을 뛰쳐나온 인물이다. 교회사에 대한 그의 저작은 후에 루터 및 츠빙글리와 논쟁을 일으키게 되며, 결국 브룬펠스는 신학자로서의 경력을 포기하고 1530년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한다.

브룬펠스는 의학 연구에 포함되는 약초 연구를 병행하면서 다년간의 작업 끝에 식물의 의학적 가치를 넘어서서 식물 그 자체를 연구하는 근대 식물학의 탄생을 가져왔다. 또한 그의 작업에 동행한 화가 바이디츠는 식물도감에 몰두함으로써 식물의 세밀화라는 르네상스 예술을 만들어 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보급 덕택에 르네상스기의 유럽은 독일을 포함해 전 유럽에서 같은 방식으로 인쇄된 같은 식물도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놀라운 시기에 뒤러와 그의 제자였던 화가 바이디츠가 생생하고 사실적인 소묘로 많은 식물 그림을 남겨 자연과학자 못지않은 업적을 식물세계에 남긴 것이다. 이들은 형태들을 대단히 사실적인 세밀화로 그려내어 식물의 개별 표본을 만들 수 있도록 선행 작업을 한 셈이다. 그림이 글보다 더 많은 업적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오토 브룬펠스의 집필과 바이디츠의 그림으로 편집된 이 책은 유럽에서 체계적인 식물 연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유럽 각지에서 개별적으로 연구되던 작업들이 이 책의 그림을 통해서 식물계 전반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공통적인 접근 방법이 시작된 것이다. 인쇄술을 통한 매체 혁명은 성서의 출판을 가속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똑 같은 식물 그림을 빠른 속도로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켰다. 따라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특별히 식물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식물 연구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식물의 세밀화가 식물 자체를 의미 있는 연구 대상으로 분류하도록 했고, 또한 식물 연구에 대한 체계적인 방식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독일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까다로운 취향은 그의 제자로 하여금 그림을 인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기법을 발전시키도록 하였다. 그런 까닭에 독일의 인쇄업자와 화가들이 신뢰할만한 최초의 의학서와 식물도감을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르네상스 예술의 중심은 이탈리아였지만 인쇄업과 출판업은 독일에서 더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었으며, 이 현상은 식물도감 같은 출판의 형태로 나타나게 하였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백금숙 박사 /제주대 교수  sgp1996@hanmail.net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금숙 박사 /제주대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63579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7942   |  제보 및 문의 : 064-763-4556/4455  |  팩스 : 064-763-4457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제주 아 01006  |  등록일 : 2006년 7월 26일  |  발행인 : 송형록  |  편집인 : 안창흡
상호 : 서귀포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16330  |  개인정보책임자 : 양용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용주
Copyright © 2017 서귀포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