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면 세화2리, (사)제주올레와 함께 하는 따뜻한 마을 프로그램

 

세화2리 마을카페 ‘돌코롬봉봉’에서 만나는 <가마리 할망편지>

고민을 담아 편지 쓰면 가마리 할망들의 삶의 지혜 담은 답장 받을 수 있어

“9살 연하의 남자가 청혼을 했습니다. 이 결혼해도 될까요?”

“남자들은 나이가 먹어도 애여, 9살이나 어리면 될 것인가”

“나이 차이가 중요한가. 얼마나 서로 대화가 통하냐가 살면서 중요한 거지”

“저희 어머니가 초기 치매 증상이십니다. 혼자 사시는 데 운동도, 약도 잘 챙겨드시지 못해 누군가 옆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형제 중, 막내인 제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데, 어머니를 모셔 와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병이여, 머리에서 우러나는 병이 아니지. 엄마와 함께 살면서 얼마나 잘 보듬고 사느냐가 중요하지”

“엄마를 모시고 와서, 너무 거기에 얽매이지 말고 집 주변 노인정에 어머니가 다니시면서 어머니도 ㄸ .ㄹ 도 자기 삶을 살면서 지내야지”

“아들이나 며느리나, 무엇보다도 ㄸ .ㄹ이랑 함께 사는 것이 제일이지”

가마리 할망들의 평균 70년 인생의 삶의 지혜가 한 마디씩 전해진다.

지난 11월 4일, 2017 제주올레걷기축제가 펼쳐진 올레4코스의 세화2리 돌코롬 봉봉 마을카페에 마련된 <가마리 할망편지> 우체통에는 60여 통의 고민 편지가 담겨 있었다.

지난 17일, 9명의 가마리 할망들과 마을 이주여성, (사)제주올레 관계자와 이경혜 선생님이 마을카페에 모여 고민 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 통 한 통의 편지를 이경혜 선생님이 할망들에게 읽어 주고, 할망들은 저마다 가진 삶의 지혜로 한 마디씩 답을 내놓는다.

어디 인생에 정답이 있을 것인가. 또한, 고민하며 편지를 쓴 이도 수학 문제처럼 정답을 구하고자 편지를 쓰지는 않았을 터이다. 그저, 지금 내 인생의 이 순간 마음에 자리 잡은 고민 한 자락을 털어놓고, 누군가의 두런두런 전해지는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지 않을까.

9명의 삶의 혜안을 가진 할망들의 따뜻한 위로와 지혜가 담긴 답장 한 장만으로도 충분히 토닥토닥 위로를 받을 것이다.

총 8회로 할망들과 함께 하며 <가마리 할망편지>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이경혜 선생님은 노인을 위한 그림책을 제작하는 1인 출판사 ‘봄바치’를 운영하며, 그동안 책 작업을 위해  어르신들과 만나고 소통했던 노하우로 <가마리 할망편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

우편배달부 간세 우체통에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편지를 넣으면 아날로그 감성을 듬뿍 담은 따뜻한 ‘손편지’로 당신에게 위로를 전해 줄 <가마리 할망편지>가 달려간다.

한편, <가마리 할망편지>는  세화2리 마을 프로그램으로 상시 운영될 예정이다. 편지지와 우표 비용으로 1천원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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