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망리마을회 18일 개장식…삼나무숲길, 수직동굴, 마흐니궤 등 볼거리

남원읍 수망리마을회는 18일 마흐니숲길 개장식을 가졌다. 주민들과 탐방객들이 낙옆을 밟으며 마흐니숲길을 걷고 있다.

수망리 산 203번지에 위치한 마흐니오름은 마안이오름, 마은이오름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일제강점기 및 제주 4·3 이전까지 주민들이 생활공간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마흐니오름 앞에 있었던 마을과 민오름 뒤쪽에 있었던 마을, 물영아리오름 근처에 있었던 마을 간에 왕래도 빈번이 이뤄졌으며, 최근까지 마흐니오름 근처에 있는 마흐니 궤에서 숙식을 하면서 노루사냥을 했었는데, 표선면 가시리, 남원읍 신례리 사람들까지 이용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마흐니오름 정상에서는 물영아리오름과 그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흐니숲길 단풍.

마흐니오름은 숲이 우거져 그동안 일부 전문 탐방객을 제외하고는 찾아가기가 어려웠다. 이곳을 수망리마을에서 숲길을 정비해 탐방로를 만들었다. 수망리마을회는 지난 2013년 수망리지 제작에 들어가면서 마을의 역사·문화·인문자원 등을 조사하면서 이곳을 정비해 마을 자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후 남조로 물영아리 입구 맞은편에서 마흐니오름 정상까지 5.3km 구간을 탐방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를 마치고 18일 개통식을 가졌다. 첫 개장인만큼 주민들과 많은 탐방객이 이날 이곳을 방문했다.

탐방로 곳곳에는 단풍나무가 가을 끝자락을 붙잡고 숲길 곳곳을 붉게 불들이고 있었다. 탐방로에는 삼나무숲길을 비롯해 용암이 흘렀던 선명한 자국, 화전민이 살았던 집터, 깊이가 약 20m인 수직굴도 감상할 수 있다. 탐방로를 가면서 잘 살펴보다 보면 연리지를 보는 행운도 가질 수 있다.

수직동굴

삼나무 숲길에서는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땅이 부드럽고 푹신거렸다. 함께 걷던 동부보건소 직원은 맨발로 걸으며 "어싱(Earthing)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주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하기 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어싱은 땅과의 접촉을 통해 땅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땅의 음이온을 몸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산성화 되고 있는 신체를 알칼리성으로 바꿔준다.

연리지.

수직동굴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올라왔다. 이곳에 설치된 안내판 설명에 의하면, 이 동굴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며, 끝까지 내려가면 남쪽 민오름 방향으로 동굴이 향하고 있다.

노루 사냥시 밤을 보내기 위해 이용하던 마흐니궤.

이곳에서 좀 더 들어가면 종5품인 정부인이씨 묘와 마흐니궤를 볼 수 있다. 정부인이씨 묘는 제주도의 장례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그동안 숲에 가려져 찾지못하던 것을 이번 정비과정에서 발견하게 됐다고 현민철 수망리장은 전했다.

마흐이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물영아리오름

마흐니궤를 지나면 눈앞에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4~5분 정도 가파른 경사를 오르다 평평해지면 정상에 도착한 것. 사방이 빽빽하게 막혀있지만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동쪽으로 물영아리오름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탐방로는 입구에서 이곳 정상까지 총 5.3km로 왕복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나, 풍광을 즐기려면 시간을 좀 더 가진다면 여유롭게 탐방할 수 있어 보인다. 탐방로 숲이 우거져 있어 동절기에는 오후 3시 하절기에는 오후 4시 이후에는 출입이 제한된다. 또한 탐방로 중간중간에 계곡을 지나고 있어 비가 온 뒤에는 탐방이 어려워 보이며, 미끄러운 경사면 등이 존재해 이를 대비하고 길을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삼나무숲깊
정부인이씨 묘.
화전민 집터.
용암이 흘렀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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