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주 4·3항쟁과 불교의 자취를 찾아서’ 4·3 순례 행사 진행

주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과 12월1일 이틀간 ‘제주 4·3항쟁과 불교의 자취를 찾아서’ 4·3 순례 행사를 진행했다.

제주 불교는 4․3항쟁 당시 37개의 사찰이 소실됐고 16명의 스님이 사망하는 피해를 당했다. 조선 중기 이형상 목사가 불교와 무속을 탄압하던 시대 겪었던 제1무불시대 이후 두 번째 무불시대를 겪었던 것.

최근 불교계 내부에서 4․3항쟁 시기 불교의 역할과 수난의 역사를 이해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과 정명을 위해 노력하자는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내년이 제주 4․3항쟁 70주년 되는 해인데 문재인 정부의 과거사 청산 의지와 아픈 역사의 치유를 다짐하는 만큼, 불교계도 이에 힘을 보태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순례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조계종 스님 7명과 재가자 등 18명이 순례에 나섰다. 2018년 제주4·3항쟁 70주년을 준비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한금순 박사(제주불교사연구회)와 김보성 회장(제주불교청년회)이 길을 안내했다.

참가자들은 월정사, 관음사, 금붕사, 너븐숭이박물관, 4·3평화공원을 통해 70여 년 전 제주에서 야만적인 학살과 종교 탄압의 현장을 순례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내년 70주년을 맞는 제주4·3항쟁과 불교에 대한 학술 사업을 통해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준비해 나가고 2018년 광화문 문화제시 조계종 차원의 참여 방안에 대해서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순례에 앞서 토론도 진행됐다.

제주에서 20여 년 동안 제주불교사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오성스님이 주제발제를 맡았다. 오성스님은 “1920-30년대 육지에서 온 승려들이 제주불교연맹을 만들어 일제에 저항하며 제주불교를 이끌어 왔으나 제주4‧3당시에는 제주 출신들의 승려들이 직접 참여해 대중들과 함께하면서 불교계가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 불교가 피해가 컸던 만큼 조계종이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4·3의 진실을 널리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남 함양에서 오신 혜문스님은 “그동안 제대로 인지하지 못함에 참 죄스럽다. 고립된 섬에서 불교계가 고통스럽게 살아 왔었는데 이제는 꺼내어 펼쳐서 국민들과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또 지난 11월 9일 오후 구좌읍의 한 음료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사망한 고 이민호군 분향소를 들러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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