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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꿈 ‘환경운동가’에서 ‘국제 공무원’으로 꿈을 향한 첫 발을 내딛다[인터뷰 표선고 윤채림양]
설윤숙 | 승인 2018.01.08 10:00
표선고 윤채림양

지난해 12월 21일, 표선고등학교(교장 현계룡)에서는 개교 이래 최초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내며, 그 주인공인 ‘윤채림’ 학생에게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관심이 쏟아졌다.

윤채림 학생은 표서면 가시리 태생으로 한마음초등학교, 표선중학교, 표선고등학교를 진학했다.

지난 1월 5일, <서귀포신문>과 윤채림 학생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수시 일반전형을 준비하면서 진짜 열심히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여러 대학을 붙어 ‘이렇게 크게 보상을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 전국에 아이들도 열심히 했을 것 같은데 미안한 마음도 들고. 엄청 기쁘고, 아직도 사실 믿겨지지 않아요. 벅찬 기분이랄까요”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도 일반전형으로 합격을 했는데,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일을 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대학교별로 다르지만 서울대 면접에서는 인성면접과 제시문기반면접을 봤어요. 제가 생각하는 합격 비결은 면접을 잘 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 당일 현장에서 인문계열과 사회과학계열 부문으로 제시문이 제출되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답변을 해요. 그런데 면접관님들이 저의 의견에 계속 반박 의견을 제시하시면서 저를 테스트하세요.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지식과 더불어 반박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내가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하는가를 보시는 것 같아요.”

“나의 꿈은 국제공무원이에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환경운동가였는데, 그 꿈의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고 구체적이 되었죠.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인류학과’는 학문에서 문화를 많이 배워요. 문화를 접하는 태도, 바라보는 시각이랄까. 나중에 국제기구에서 일을 할 때, 다양한 문화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될 것이고, 특정 지역의 문화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를 바라볼 때 포용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고 폭넓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류학과로 진학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월 5일, <서귀포신문>은 윤채림양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채림양의 학창 시절 그리고 대학 입학까지 채림양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요?

“일단 이번 수시 일반전형으로 면접을 준비하면서 힘들었어요. 기본적으로 내신, 생기부, 자소서(인류학과 관련된) 자료 준비가 엄청 중요하구요. 면접준비도 어려웠어요.

입학 준비를 하면서는 국어 과목을 맡으신 담임 선생님이 도움을 주셨어요. 우연하게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담임 선생님이었는데, 첫 부임하시고 3년을 같이 한 거에요. 3년 동안 같은 담임을 하셨던 젊은 여자 선생님이셔서 소통을 많이 했고, 그 만큼 나를 잘 아는 선생님이시기에 힘든 부분을 털어놓을 수 있고 나의 상황을 많이 고려해주셨어요.

공부할 때 내가 항상 겸손할 수 있게 자만하지 않게 도움을 주셨구요. 이번에 대학 진학 할 때, 제가 수능이 아닌 수시라는 위험한 선택을 했어요. 학생부종합이란 것이 복불복이 있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것이기에 수시 일반전형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저의 결정은 위험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그냥 믿음을 주시며 수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어요.“

“그리고, 면접준비에서 엄마의 도움이 많이 컸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릴 때 독서논술선생님이었던 엄마는 책을 다양하게 읽으시고 사고력이 넓어서 엄마와 토의 토론을 많이 했었어요. 엄마의 영향으로 「사피엔스」 「4차산업혁명」관련 책 등을 읽으며 면접 준비를 할 때 문장 하나하나에 나의 생각을 코멘트를 달며 사고력을 넓혀 나갈 수가 있었어요.”

“나의 장점은 촌에서 자란 게 메리트라고 생각해요. 서울 아이들에 비해 폭넓게 경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문화생활을 즐겼고, 책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을 받았고. 그러면서도 공부만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공부할 때 힘들 때는 바닷가를 찾아요”

“그리고, 수시를 준비하는 2달여 시간 동안 제가 태어나면서 책이라는 것을 제대로 읽었던 시간이라고 느껴요.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책을 읽을수록 ‘나는 정말 무지하구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진짜 공부하는 느낌이었어요. 지적인 재산이 쌓여가는 느낌이랄까. 이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과 더불어, 내가 진학할 과와 관련된 기아, 전쟁 등 그동안 수능만을 위해 달려왔던 시간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지식을 쌓아가는 시간이었어요.”

△중학교 때 내신 18%로 상위권의 성적이라고 할 수 없었는데, 표선고등학교 입학 당시 수석 입학을 했어요. 갑자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중학교 때 정말 많이 놀았어요. 제가 활발한 성격에다 자연스럽게 소위 학교에서 논다는 애들과 어울리면서 중학교 시절에 실컷 놀았었어요. 그런데, 놀면서도 공부를 마냥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3학년 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목표가 생겼어요. 고등학교 1학년 입학생 중 수석, 차석 입학생 2명만 필리핀 어학연수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저는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이 있었어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이번 기회를 꼭 잡고 싶었죠. 그렇게 다시 공부에 매달렸어요. 놀면서도 나만의 잣대가 있었다는 것이 비결인 것 같아요.”

△표선고에 진학 후 3년 내내 내신 1등급을 유지했다고 들었어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사교육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시골이라는 지리적 여건도 그렇고, 집안 형편상 학원을 다닐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레 ‘나는 무조건 혼자 헤쳐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혼자서 문제집을 풀고 무료로 들을 수 있는 EBS인강을 들었어요. 인강 조차도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유료 강의는 듣기가 부담되었거든요. 또, 2학년 때 해안경비대에서 복무하는 서울대 학생이 우리 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말 특별과외 수업을 해주었어요. 거의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선생님과 수업을 했는데, 공부에도 많이 도움이 되었고, 자기가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등 조언을 많이 해주었어요. 나의 멘토였죠. 참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데, 서울대 입학하면 멘토 선생님이 있어 한결 마음이 놓여요.”

△이제 3월이면 서울대에 입학해 학업을 해나갈텐데요, 어떤 마음이 드나요?

“일반전형으로 붙었으니, 사고력이나 이런 것에서는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공부적인 면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들어요.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고 사교육의 기회가 많은 대도시의 아이들과 우리가 했던 공부는 다르지 않을까요. 서울대를 진학해서 폭넓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걱정이 들기도 해요.

또,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타 학교에도 입학했지만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가 공립이라 학비 걱정을 그나마 덜 할 수 있다는 것도 있어요. 그러나, 저희 집의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한 학기 등록금, 기숙사비 등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표선은 농어촌 지역입니다. 시골동네죠. 학원도 없는 이곳에서 초중고등학교까지 학업을 했는데요, 후배들을 위해 채림양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우선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교육 체제가 정말 힘들어요. 상대평가라는 것이 피 말리는 것 같아요. 모든 내신이 상대평가인데 진짜 0.?점 차이로 등급이 갈려요.

봉사 활동도 하고, 글짓기 상, 교내에서의 활동 등 고등학교 때만 수상이 30개 쯤 되는 것 같아요. 학생부종합에서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가가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무엇보다 자기가 진짜 뭘 하고 싶은지 찾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는 않고, 자기만의 줏대가 있어야 해요. 부모님, 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꿈이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면 공부를 하고, 그것이 아니면 굳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꿈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끈기와 인내심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자기 길을 찾아야 하는 것.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충실하게 후회없이 사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단순히 학원을 다녀서 문제를 찍어주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기만의 공부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것. 이것을 일찍 깨우치는게 고등학교 가서 시행착오를 덜 겪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라’ 나만의 방법은 도움이 되요. 그 이유만으로도 자기주도학습을 해야하는 거죠.”

“시골이라 아무래도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존재하지만. 이것을 깨려고 하면 찾아보면 어디서나 길이 있는 것 같아요. 방법을 갈구하고자 하면 어디에나 길이 있다는 것. 필리핀 어학연수를 가고자 했던 목표 하나로 고등학교 수석 입학을 했고, 필리핀에서 2주 정도의 연수 시간을 통해 낯선 나라의 문화와 영어에 대한 자극을 받게 됐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꿈과 연관지어 제주도내 청소년모의유엔대회를 참가하면서 영어 실력을 높이는 시간이 되었구요.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그것에 맞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환경운동가’가 꿈이었던 채림 양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 곳에서는 넘쳐나는 자원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버려지는데, 한 곳에서는 버려진 자원조차도 생명줄처럼 귀한 현실을 깨우치며, 세계는 순환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렇게 채림 양은 “내가 큰 사람이 되어서 그 사람들을 돕는 것이 의무이겠구나” 생각하며 지금은 ‘국제공무원’을 꿈꾼다고 한다.

자연이 너무 좋아 여가 시간에 자연을 다니며 쓰레기도 줍고,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는 채림양은 밝고 활기차고 자기의 꿈이 뚜렷한 당찬 소녀였다. 이 요망진 소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

 

 

설윤숙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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