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수 / 서귀포시 도시과

“나는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이오”

1950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서울 시내에서 인민군으로 오인 받아 길을 잃은 총탄에 42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 석주명 선생이 외쳤던 말이다.

한국의 파브르, 세계적인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지 68년이 지난 지금 서귀포시는 석주명 선생의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막바지 준비단계에 있다.

서귀포시는 석주명 기념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까지 2년에 걸쳐 제주대학교 소유인 토평동 1200-5번지 외 2필지 12,624㎡와 석주명 선생이 근무했던 석주명연구소(제주대학교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 건축물을 제주대학교와 교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제주대 아열대농업생명과학 연구소를 대체하는 신축건물이 완공됨으로써 석주명 선생이 근무했던 연구소 건축물을 확보하게 되어 석주명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필자는 석주명 기념사업 업무를 담당하기 전에는 석주명 선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기념사업 부지교환 등 업무를 추진하면서 위대한 생물학자이며 제주학의 선구자인 석주명 선생에 대한 이해와 그분의 뜨거운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영천동 지역의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석주명 기념사업이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막중하고 중요한 업무임을 깊게 느끼게 되었다.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중섭미술관을 갔었는데 이중섭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중섭 화가의 작품과 살아왔던 삶의 모습을 관람하는 많은 관람객들로 기념관은 발 디딜 곳 없이 붐비고 있었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모르게 내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천재화가 이중섭, 폭풍의 화가 변시지,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 제주를 사랑한 이왈종 화백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보면서 앞으로 문화의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품셕 높은 문화도시로서의 서귀포시 역량을 더 높여 나가기 위해 석주명 선생 기념사업 추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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