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7일부터 13일까지 제주문예회관에서 전시 열려

▲ 소농 오문복 선생의 작품

예술과 더불어 노니는 경지 즉, 유예(遊藝).

팔순을 맞는 소농 오문복(吳文福) 선생의 시서화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예(遊藝)展이 제자들에 의해 마련됐다.

제주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2월 7일부터 13일까지 소농 선생의 묵향 가득한 전시가 펼쳐진다.

소농 오문복 선생은 제주의 대표적인 유학자이며 향토사학자로, 1938년 성산읍 신풍리에서 태어나 일찍이 의제 허백련, 소암 현중화 문하에서 묵향을 전수받았고 춘산 이상학 선생에게서 정통유학을 이어받았다. 한때 정의향교 전교를 역임했고, 제주향교 등에서 한문서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고경준의 『영운집』, 김형식의 『혁암산고』, 안병택의 『부해문집』등 제주관련 향토사료들을 번역해 제주학의 기초를 다졌다.

소농은 농사를 지으며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농사 밤에는 독서)의 철학으로 끊임없이 배우기를 멈추지 않아 새로운 고문헌 자료를 발굴해내고 소개하는 한편, 문하에 찾아드는 학인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대학> ㆍ<논어> 등 강의와 더불어 제주의 풍아(風雅)를 진작시켜왔다.

소농 오문복의 시서화(詩書畵)에 대해 허권수 박사(경상대 명예교수)는 “소농에게 붓은 여기(餘技)를 넘어 수신(修身)의 한 방법이었다. 배우기를 싫증내지 않고, 사람을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말에 해당되는 분이 이 소농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세상에 소농 같은 이러한 학인 예인이 점점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런 뒤에라야 이 세상을 맑게 깨끗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문하를 드나드는 학인과 제자들이 뜻을 모아 올해 팔순을 맞은 스승이 추구하는 고담한 시서화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전시에는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 고운 최치원의 「제가야산독서당」, 포은 정몽주의 「봉래각」, 길재 야은의 「술지」, 화담 서경덕의 「산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호곡장」 등 우리역사의 고전(古典)에 해당하는 명시들이 해서·행서·예서·초서 등 다양한 서체로 문인화를 곁들여 펼쳐진다. 권(두루마리)·축(족자)·선면(부채)·병장(병풍) 등 다양한 작품 형식의 총 136점 작품이 선보이며, 전시일에 맞추어 도록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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