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길가에는 폭설로 택시조차 다니지 않는 상황. 간간이 지나는 차들은 나를 그냥 지나쳐 버리고...

성읍 2리에 거주하는 김종현씨는 지난 1월 28일, 저녁 9시 10분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하러 가는 길이였다.

저녁 7시경 성읍 집에서 콜택시를 타고 가던 도중, 폭설의 도로 위에서 택시가 고장이 났다. 번영로 거문오름 들어가는 길목쯤에 멈춰선 택시에서 내린 김씨는 무척 당황했고, 그 시간 눈길에 다니는 차들조차 드물었던 상황,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을 얻어 타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마음은 조급해지는 상황에 처한 김씨. 그때 거문오름 방면에서 나오던 차 한 대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세계유산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화균씨. 그는 길가에서 곤경에 처해 있던 김씨를 지나치지 않고 비행기 시간이 촉박한 그를 위해 차를 태워 공항까지 데려다 준 것이다. 노형동에 거주하는 강씨는 자기의 불편함 보다, 다른 이의 곤경을 살폈다.

거문오름에서 공항까지 가는 차 안에서 통성명을 하며 대화를 나누었던 두 사람은 명함을 주고 받았다. 김씨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정의 사례금을 차에 두고 내렸고, 집에 도착해 주차를 하면서 뒤늦게 사례금을 발견한 강씨는 다음날 책자와 함께 사례금을 동봉한 소포를 인천에 있는 김씨에게 부쳤다.

김씨는 <서귀포신문>과 통화를 통해 “이 세상에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아직도 계신다는 생각에 아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제주에 이주하고자 인천과 성읍을 오가고 있는데, 곧 제주도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계기가 참 고마운 일이다. 제주도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 낯선 이인 내가 제주에 정착할 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공항에 내려주고서도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잘 탔는지 연락을 했다는 강화균씨는 다른 이의 어려운 상황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어디서든 맞닥뜨릴 수 있는 곤경에 누군가가 무심히 내밀어 준 따뜻한 손은 오래도록 감사하고 소중한 기억이 될 듯하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