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헌 / 성산읍장

2월 8일 8시 예보에 없던 제주도 전역에 기습적인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2월 3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6일간 성산읍 적설량 누계 44.7cm로 유례없는 폭설이다.

2016년 1월 23일부터 24일 내린 눈으로 무가온 과수류, 월동 무, 미수확 노지감귤 등 많은 피해를 주었던 성산읍 적설량은 14cm이다. 이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기록적인 폭설에 도로 제설작업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읍민들의 불편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행정은 시가지 중심으로, 성산읍 자율방재단 및 신풍리 청년회장은 농업용 트랙터에 제설 삽날을 달고 제설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지역의 민간업체는 매일 새벽 4시부터 5톤 트럭으로 제설삽날과 모래 살포기를 부착해 눈이 많이 내리는 금백조로를 비롯한 중산간 지역을 온종일 책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5톤 살수 차량으로 관내 넙치 양식장에서 염수를 공급받아 열어 붙은 시가지를 녹이고 지역상가, 주택가에서는 내집 앞 눈치우기를 읍사무소직원과 함께 힘을 보태어 지나가는 주민의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폭설로 보여주는 민·관 협업은 재난 극복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작물 피해규모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월동무는 도전체 4873ha가 재배됐다. 성산읍 재배면적은 2130ha로 제주도 전체의 43%를 차지하며 월동무 주생산지로서 성산읍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영향이 상당히 크다.

월동무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피해를 보고 이번엔 폭설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220농가 2450필지 737ha가 피해신고 됐다. 750ha 정도가 수확이 된 것을 감안하면 53%가 피해신고 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눈이 녹으면서 전면적이 피해가 확산되지 않을까 농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폭설로 인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안전조치와 응급복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보여 주였던 자발적 참여 정신을 발휘해 폭설·한파 재난극복에 모두가 힘을 합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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