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편의 시로 전하는 제주4·3에 대한 기록

‘까마귀’는 역사의 현장을 모두 지켜봤고 나는 그의 눈으로 풀어썼을 뿐이다.

순례의 마음으로 다닌 4·3의 현장에서 나는 ‘4·3의 봄’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시인의 말

《까마귀가 전하는 말》 김경훈 지음,

145*210, 9,000원, 도서출판 각

제주4·3 유적지에 대한 순례의 기록, 《까마귀가 전하는 말》로 제주4·3을 기억한다.

오랫동안 제주4·3에 천착해온 김경훈 시인은 네 번째 제주4·3 관련 시집인 《까마귀가 전하는 말》을 펴냈다. 총 93편의 시로 이루어진 시집은 주제별로 4부로 나뉘어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제주4·3의 전 과정을 엿볼 수 있도록 제주4·3을 일지별로 쓴 시들 <다시 8.15를 생각한다>외 21편으로 구성됐다.

제2부에는 제주지역 4·3유적지에 대한 순례 시들로 <대토벌, 봉개리에서> 외 26편이 담겼다. 제주4·3의 주요 유적지에 관한 시들로 제주시 동부에서 시작해 제주섬을 동쪽으로 일주해서 제주4·3평화공원에서 마무리된다. 이 시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유적지 순례의 시들이다. 다크투어리즘, 제주4·3유적지 순례의 시적인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제3부에는 시인이 전국 형무소 순례를 다닌 기록이 순례시로 묶여 있다. 전국과 세계의 학살지와 관한 22편의 시들이 담겼다.

제4부에는 현재의 시점에서 제주4·3을 바라보는 시들 21편이 들어 있다. 일종의 시사시(時事詩)로, 보수세력들의 4·3흔들기에 대한 분노와 4·3의 봄에 대한 희구 등 시인의 정열과 소신이 시 속에 내재됐다.

한편, 김경훈 시인은 1962년 제주에서 출생, 제주작가회의와 놀이패 한라산 회원으로 시집《운동부족》《우아한 막창》《삼돌이네집》외, 제주4·3의 참혹한 죽음을 다룬 《한라산의 겨울》《고운 아이 다 죽고》와 제주4·3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눈물 밥 한숨 잉걸》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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