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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말타기》리본시선 001 강덕환 시집
설윤숙 | 승인 2018.03.06 21:03
글 강덕환 / 130*225mm / 128쪽 / 2018.03.01. / 9,000원 / 한그루

1992년 초판 구성 그대로 유지, 판형과 표지 디자인 변화... 새로운 자서(自序)와 해설 덧붙여

생말타기

 

비 오는 날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는 성미

운동장을 빼앗긴 아이들이

교실 한편에서 생말타기를 한다

쟁겸이보실보실개미또꼬망

비튼 손을 깍지 끼고 위로 돌려

그 틈새로 바라보는 하늘은 짓눌려 있었고

편을 가르고 등을 굽으면

말갈기 휘날리며 달리는 만주벌판

어느새 아이들은 독립군이 된다

말아, 짜부가 되지 말고 버티어라

준마가 아니고서는

건널 수 없는 식민지의 강

아 아 드디어 시작종이 울리는구나

우리들의 현실은 슬픈 분단조국

그래도 가야지 쉬엄쉬엄

허리의 통증을 다독이며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흙 자갈길 내닫는 어린 통일 역군아

(‘생말타기’ 전문)

 

「리본시선」의 첫 번째 시집이 나왔다. 리본시선은 ‘도서출판 한그루’와 시집 전문서점인 ‘시옷서점’이 힘을 모아, 절판된 시집에 새 옷을 입혀 되살리는 복간 시선이다.

《생말타기》는 1992년에 지역 출판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펴냈던 강덕환 시인의 첫 시집이자, 리본시선의 첫 시집이 되었다. 이번 시집 제작은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클낭의 지원을 받았다.

현재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덕환 시인은 창작활동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제주4․3의 해원에 힘을 쏟으며 시작(詩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복간된 《생말타기》는 1992년 초판의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판형과 표지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고, 새로운 자서(自序)와 해설을 덧붙였다. 총 3부에 걸쳐 53편의 시가 실렸다.

본격적으로 4․3을 형상화하기 이전의 작품들이지만, ‘제주의 삶의 리듬이 배어 나오는’ 시편들이 인상적이다. 또한 4․3을 전면에 내세울 수 없었던 ‘엄혹한 시절의 기록’임을 살필 수 있다. 4․3 70주년을 맞는 2018년, 그리고 4․3의 도화선인 관덕정 발포사건이 있었던 3월 1일을 발행일로 정한 것 또한 강덕환 시인이 지나온 길을 반영한 것이다.

「리본시선」관계자는 “앞으로도 의미 있는 시집의 복간 작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이다. 원로와 신진에 차등을 두지 않고, 지역과 여타 경계를 허물며 ‘좋은 시집은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시집의 귀환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시인 강덕환은

1961년 제주 노형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 문학동아리 〈신세대〉 활동과 〈풀잎소리문학동인〉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지역문학운동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제주문화운동협의회 제주청년문학회 활동을 했고, 1994년 제주민예총 문학위원회를 거쳐 1998년 출범한 제주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첫 시집 《생말타기》, 2010년에는 4․3을 다룬 시집 《그해 겨울은 춥기도 하였네》를 상재했고, 이외에 《제주4․3유적지기행-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학민사), 《만벵디사건의 진상과 증언》(7․7만벵디유족회), 《무덤에서 살아나온 4․3수형자들》(역사비평사), 《4․3문학지도Ⅰ․Ⅱ》(제주민예총), 《제주4․3 70년 어둠에서 빛으로》(제주4․3평화재단) 등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설윤숙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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