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농업전망⑤] 대한민국 한우 산업과 쇠고기 시장 동향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8 농업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FTA와 4차산업혁명, 바이오소재 산업, 살만한 농촌 만들기, 작물별 수급동향 등을 포함해 25개 분야에 80명의 전문 연구진이 참여해 작성한 보고서다. 분량이 859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농업전망 2018’ 보고서가 새해 농정당국의 중장기 농업・농촌정책 수립과 농업인들의 영농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해 몇 회에 나누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귀포시 우시장.

1996년 284만 마리를 기록했던 국내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이후 외환위기 등으로 2001년 140만 6천 마리까지 감소하였다. 2003년 미국 광우병 발생에 따른 수입중단 사태 이후 국산쇠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연평균 8.0% 증가했다. 2012년에 306만 마리에 이르러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2013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더니 2017년 사육 마릿수가 전년보다 1.1% 늘어난 300만 마리를 기록하며 증가 추세로 전환되었다. 한우 산업의 규모화와 전업화의 영향으로 한육우 사육 추세의 증감 주기(cattle cycle)가 과거보다 진폭이 작아지고 짧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육 마릿수가 증감을 반복하는 동안 사육 가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2000년에 29만 가구였던 사육 가구수는 농업인 고령화와 FTA폐업지원 등의 영향으로 2017년에는 9만9천 가구까지 줄었다. 반면, 규모화의 진전으로 가구당 사육 마릿수는 2000년 5.5마리에서 2017년에는 31.1마리로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

공급 동향

2017년 한육우 도축 마릿수는 2016년보다 2.0% 증가한 82만 마리(한우 74만 마리)를 기록했다. 암소 도축은 감소했으나 거세우와 육우의 출하가 증가한 결과다.

이 중 암소 도축은 35만 마리(2016년 대비 4.6% 감소)였으며, 수소는 47만 마리(7.6% 증가)로 이중 육우(젖소의 수소)는 7만 마리(30.2% 증가)였다. 2017년 한우 수소 도축 중 거세우의 비중은 95.5%(2016년 94.7%, 2003년 27.9%)를 기록했다.

2017년 국내 쇠고기 생산량은 도축 마릿수 증가로 전년보다 3.5% 증가한 23만9000톤이었고 쇠고기 수입량은 34만4000톤으로 5.2% 감소하였다. 쇠고기 총 공급량은 2016년보다 1.9% 감소한 58만 3천 톤으로 추정된다. 쇠고기 공급량의 감소로 2017년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전년보다 감소한 11.5㎏으로 추정된다.

쇠고기 자급률을 살펴보면, 2013년 50.1%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6년에는 38.9%까지 감소하였으나, 2017년에 41.0%까지 소폭 증가하였다. 쇠고기 자급률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으며, 이러한 자급률 하락은 국산 소비가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쇠고기 소비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17년 쇠고기 수입량은 34만 4천 톤으로 한우고기 가격이 전년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2016년보다 4.8% 감소했다.

2017년 국가별 수입 쇠고기 점유율은 미국의 자국산 쇠고기 수출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프로모션 진행과 호주의 쇠고기 수출 여건 악화로 미국산이 호주산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였다. 미국산이 16만 8천 톤으로 수입 쇠고기 시장의 48.9%를 점유하였으며, 호주산 15만 톤(43.5%), 뉴질랜드산 1만8천 톤(5.1%), 기타 국가산 8천 톤(2.5%)이 각각 수입됐다.

한우 사육 가구수와 가구당 사육 마릿수.

쇠고기 수요 동향

농업관측본부 소비자패널 6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18년 국산 쇠고기의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2017년 12.6%에서 2018년 13.8%로 증가했다. 수입산 쇠고기에 대한 구매의향 또한 14.6%로 지난해보다 높게 조사됐다. 2018년은 전반적으로 쇠고기에 대한 구매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65.9%로 2015년(50.1%)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2015년 37.9% → 2016년 42.3% → 2017년 48.9%)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가격 동향

송아지 가격은 지난 2012년 12월을 저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2017년 수송아지 및 암송아지(6∼7개월령)의 가격은 2016년과 비슷한 358만 원, 291만 원이었다. 2017년 상반기 한우 산지가격은 2016년에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한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농가의 번식ㆍ입식의향이 높아져 우시장의 평균 송아지 가격이 강세로 전환됐다.

한우고기 공급 과잉으로 2013년 7월까지 약세를 보이던 도매가격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8월 이후 강세로 전환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한우 도매가격은 2016년 9월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2017년 한우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1만6401원/지육㎏으로 청탁금지법시행 전인 2016년 1∼9월보다는 12.9%, 시행 후인 10∼12월보다는 2.3% 하락했다.

쇠고기 교역 여건 전망

2017년 세계 쇠고기 생산량은 2016년보다 1.5% 증가한 6137만 톤으로 추정된다. 2018년은 미국과 호주, 브라질의 쇠고기 생산량 증가로 2017년보다 1.9% 증가한 6255만 톤으로 전망된다.

2017년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생산량 증가로 2016년보다 10.9% 증가한 129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에 2018년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2017년보다 2.7% 증가한 132만 톤으로 전망된다.

소 사육 마릿수 감소와 쇠고기 생산량 감소로 2017년 호주의 쇠고기 수출은 2016년보다 2.0% 감소한 145만 톤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8년은 호주 내 쇠고기 생산여건이 호전되어 쇠고기 생산량이 2017년보다 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출도 5.2% 증가한 153만 톤으로 전망된다.

환율과 수입단가의 하락으로 2018년 수입산 쇠고기의 국내 도매원가는 2017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018년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도매원가는 2017년보다 8.8% 하락한 8907원, 호주산은 4.5% 하락한 8110원으로 전망된다.

2019년 이후 환율과 수입산 쇠고기의 수입단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세율이 매년 하락해 국내 수입산 쇠고기의 도매원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육우 사육과 쇠고기 수급 전망

송아지 생산 마릿수가 증가하고 도축 마릿수가 줄어들어 2018년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2017년보다 1.3% 증가한 303만 마리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농가의 번식의향이 유지됨에 따라 사육 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314만 마리, 2027년 322만 마리로 전망된다.

도축 마릿수 감소로 국내 생산이 감소하여 2018년 전국 평균 한우 도매가격(원/㎏)은 2017년보다 5.2% 상승한 1만7579원(787만원/750㎏ 환산)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우 가격은 2018년에 상승한 후 국내 생산량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고 수요도 증가해 2027년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국내 쇠고기 생산량은 도축 마릿수 감소로 2017년보다 1.9% 감소한 23만4천 톤으로 전망된다. 사육 마릿수의 증가세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국내 쇠고기 생산량도 2019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쇠고기 수입량은 한우 도매가격 상승과 미국, 호주의 생산량ㆍ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수입육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생산량과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1인당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2022년 12.3㎏, 2027년 13.6㎏에 이른다는 예상이다.

쇠고기 자급률은 국산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량이 꾸준히 늘어날 경우, 2018년 이후 38∼41%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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