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감사위원회 발표에 대해 12일 교육청 주간회의 자리에서 사과

이석문 교육감.

이석문 교육감이 12일 교육청 주간기획조정회의 석상에서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호텔에 교육청 일감을 몰아줬다는 감사위원회 발표에 대해 “도민들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모든 직원들이 감사를 받느라 수고가 많았다는 취지의 뜻도 밝혔다.

그리고 이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신과 주변을 더 엄정하게 돌아보고 관리해 ‘청렴 제주교육’ 실현에 자신부터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밝히며 각 부서별로 감사위의 주의 통보 결과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류지훈)은 지난 1월 8일 성명서를 내고 2014년 10월에 문을 연 A호텔에 2015년과 2016년 매해 50% 가까운 계약이 집중됐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제주교육노조는 “A호텔의 대표가 교육감의 처형이라면 더욱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신규 호텔로서는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비용으로 산출하기 어려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세간에 알려지자 이석문 교육감은 자신은 잘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히며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했다.

그리고 감사위원회는 해당업체와 교육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지난 7일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제주도교육청이 준비한 109건의 각종 행사 중 현직 교육감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특정호텔과 49건(45%)의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해당 호텔은 다른 유사호텔에 비해 특별히 비용이 저렴하거나 교통이 편리한 위치라고 할 수 있는 등의 객관적인 선정사유도 없었다며 특혜가 사실임 밝혔다. 제주도교육청에 대해서는 주의조치 선에서 마무리했다.

감사위원회가 ‘주의’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지만 이석문 교육감의 이미지와 교육 공무원의 자존심은 크게 구겨진 상황이다.

그동안 제주교육의 브랜드라고 자처했던 ‘청렴교육’이 무색해졌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이석문 교육감이 스스로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 규정’을 스스로 어겼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교조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청렴과 진보의 이미지를 내걸어 교육감에 당선된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해 발생한 이민호군 현장실습 사망사건과 관련해 미흡한 대처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당시 이민호군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이 교육감의 후배 전교조교사는 제주도교육청을 향해 “형편없는 교육청”이라고 비난했다.

거기에 더해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로 친인척 일감몰아주기가 사실로 드러난 상황. 이석문 교육감이 직원들 회의석상에서 사과를 표명하긴 했지만 사과는 일감몰아주기 공모자들이 아닌 도민 앞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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