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전하는 책 이야기

에런 프리시 지음 / 서애경 옮김 /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사계절 / 2013년 04월 02일 출간 (어린이동화)

사진출처=(주)교보문고

‘아동 성폭력에 경종을 울리는 현대판 빨간 모자 이야기’라고 뒤표지에 적혀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어둡고 끔찍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러나 이 책은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만 하겠다. 늑대 역인 범인은 너무나도 주도면밀하고 계획적이고 집요하다. 만화나 영화에서 악당은 악당처럼 못생겼지만, 소녀에게 다가온 이 남자는 남자답게 잘생기고 믿음직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소녀의 변두리 아파트도, 할머니의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집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삶의 일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다니는 도시의 현란한 간판들이 사실적이다. 너무 사실적이라 마음이 불편하다.

할머니가 뜨개질하던 목도리가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짧았는데 이야기를 마칠 때쯤에는 길게 풀어져 있다. 그림 속에 숨은그림찾기 같은 장치들이 숨겨져 있다. 그런데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공식적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배웠단다. 그림책 하나가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한다.

 

양윤수 표선도서관 사서9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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