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매서웠던 한파의 기억이 너무 강하게 남은 탓인지 봄이 좀체 느껴지지 않는다. 하늘은 더없이 화창한데, 바람은 여전히 매서운 주말이다.

그래도 그 봄을 마중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성산일출봉에 모였다. 광치기해변 인근에 농민들이 가꾸어놓은 유채밭은 꽃반 사람반이다. 한들거리는 유채꽃과 바람을 타고 퍼지는 꽃향기에 ‘꽃 멀미’가 날 지경이다. 관광객들 얼굴도 노란 웃음으로 물들었다.

겨울 내내 마른 괴물 같았던 일출봉에도 봄물이 오르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꿈틀대는 시간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