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상기 박사

우장춘 박사.

내달 4월 8일은 우장춘 박사가 태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제주도는 봄이 오면 매년 제주 유채꽃축제의 준비를 위해 민관이 함께 분주하게 움직인다.

올해도 서귀포시는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47(조랑말 체험공원)에서 제 36회 제주 유채꽃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어김없이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들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올 것이다.

제주도민, 아니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제주도의 명물 가운데 감귤과, 유채, 그리고 감자를 빼 놓을 수 없다. 이들은 제주도 경제와 도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여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여주는 작물이다. 그리고 이때쯤에는 유채가 노랗게 또 아름답게 꽃 피어 제주도 전체를 한층 아름답게 하여 줄뿐만 아니라, 제주의 명소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그래서 유채가 제주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매우 깨끗하고 아름답고 평화스런 인상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세 작물이 제주도에 그렇게 경제적으로나, 식생활에, 또 풍광에 그리고 관광산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 중대한 작물들이 우장춘 박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흔치 않다.

#감귤과 우장춘 박사

우 박사가 1950년 한국에 와서 동래 원예시험장장으로 있었을 때, 일본 오키쓰(興津)시험장과 기타규슈(北九州)의 감귤 재배 중심부로부터 오키쓰 조생, 마쓰야마 조생 등 몇 가지 감귤 품종을 제주에 도입하여 시범 재배하여 냉해(冷害)에 버틸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이후로도 우박사가 일본에 갈 때마다 밀감 품종을 가져와 제주도 남부 서귀포 동홍리에 1500평의 시험지를 만들어 감귤품종 선정시험을 했다. 좋은 품종과 감귤재배 기술을 보급하여 많은 감귤 농장이 생기게 하였다. 그렇게 하여 형편 없었던 제주 감귤 생산기술이 개선되어 화려한 오늘에 이르렀다.

#유채와 우장춘 박사

우장춘 박사가 1936년 일본 동경대학으로부터 받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사학위 논문을 보면, 우 박사가 배추와 양배추를 교잡하여 인공적으로 유채를 창출하여 이 세상에 처음으로 내 놓았다.

이 유채를 우 박사가 한국에 가지고 와서 당시 한국에 기름이 부족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한국 본토 남부와 제주에 기름작물로 권장하여 심도록 하였다. 1951년 우 박사가 채소종자 생산지를 선정하고자 제주에 갔다. 제주도민들이 우 박사 방문을 크게 환영하였다.

우 박사 판단에 제주도는 기상 조건이 채소종자 생산 적지가 아니었지만 유채재배에는 안성맞춤인 것을 알게 되어, 우 박사의 박사 논문의 산물인 유채를 보급하여 제주에 심겨지게 되었고, 본토 남부지역에 심겨져서, 유채가 제주에 그렇게 유용한 농작물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유채는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주의 상징적인 명물 농작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감자와 우장춘 박사

해방 전후 한국의 감자 생산 상태는 매우 형편없었다. 그 이유는 감자에 발생하는 심각한 바이러스 병과 박테리아 병 때문이었다. 병에 감염된 감자를 씨감자로 매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계속 병이 심각히 발생하여 감자 수량과 품질이 형편없었다. 이런 사정을 우 박사가 안타깝게 여겨 무병 감자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대관령에 씨감자 생산하는 것을 제의하고 거기서 씨감자 생산 보급하는 체제를 갖추어 감자 생산성을 높이게 하였다.

이런 우 박사의 노력이 효시가 되어 오늘날 무병 씨감자를 생산하여 감자생산성을 크게 증진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는 씨감자 생산과 일반 감자 생산에 매우 적절한 환경조건을 갖고 있다. 본토에서는 감자를 이른 봄에 심어 초여름에 수확하기 때문에 다음 해에는 감자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늦여름에 심어 캐내지 않고 땅에 묻어둔 채 겨울 농한기를 지낸 다음 수확하기 때문에 매우 신선한 고품질의 감자를 생산하여 대도시에 공급함으로써 육지에서 생산한 일반 감자 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그러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이렇게 제주도와 도민에게 크게 기여하신 우 장춘 박사의 행적을 널리 알리고 싶다. 우리나라의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제주도를 방문하는 여러 외국인들에게도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우 박사를 널리 널리 알리고 싶다. 이제라도 제주도민들이 우 박사가 제주도민 나아가 한국 농민들을 위해 헌신정려하신 노고를 기억하여 마음과 정성을 모아 적절한 장소에 우 박사를 기리는 조촐한 기념비라도 세운다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를 보고 제주도민들을 한층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게 될 것이며, 제주도는 보다 격조 높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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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박사

한상기 박사는 우장춘 박사가 닦아놓은 식물유전육종학의 길을 걸어왔다. 아프리카에 가서 23년간 국제열대농학연구소에서 가난한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작물인 카사바 내병다수성 품종을 육성 보급하여 그들의 기아 해방에 크게 기여했다.

이것을 높이 여기어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교과서 생활의 길잡이(1980년대)와 최근에는 6학년 2학기 국어읽기에 실었고, 웅진출판사가 ‘까만 나라 노란추장’이라는 책자를 2001년에 발간한 이래 47쇄가 나왔으며, 세계은행은 그를 아프리카의 조용한 혁명의 기수라고 명명하여 주었다.

 

 ◆ 한상기 박사 약력

  전 서울대 농생대 교수

  국제열대농학연구소(나이지리아) 소장보

  미국 코넬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

  국제원예학회 최고위원

  자랑스런 서울대인 (5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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