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환 소방위 / 서귀포소방서 현장대응과

제주의 맑은 물과 공기, 바람, 햇살 등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자연에서 자란 고사리는 예로부터 ‘귈채’라 불리며 임금에게 진상을 올릴 정도로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 유명하다. 고사리는 빠른 지역에서는 4월 초순부터 드문드문 나기 시작하여 4월 중순에 고사리장마 시기를 지나고 나면 절정에 다다른다.
 
제주는 4~5월이 되면 일명 ‘고사리 실종’으로 불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7년 4~5월 길 잃음 사고는 53건, 그 중 고사리 채취객 길 잃음 사고는 43건이다. 10명중 8명은 고사리채취 중 긿 잃음 사고라는 것이다.

왜 길을 잃는 것일까? 대부분의 고사리들은 평소 사람들의 발자취가 없는 곳에   많이 자라는 까닭에 고사리 채취객들은 인적이 드문 산속으로 들어가 채취를 하곤 한다. 또한 땅에서 자라는 고사리를 꺾기 위해 허리를 숙인 채 땅만 바라보며 집중하다보면 자신이 얼마만큼의 거리를 와버렸는지 모를 정도로 상당 거리를 이동하여 본인의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채취객들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소방본부 ‘고사리 채취관련 안전사고 예방요령’에 따르면 첫째, 고사리 채취 시 항상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폰(예비 축전지), 호각 등 비상시 연락을 할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둘째, 채취 중간마다 일행 및 가족에게 자신에 위치를 알리고 채취 시 중간중간   주위를 살펴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혹시 길을 잃었을 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신속히 119신고 및 호각이나 육성 등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셋째, 심혈관계 질환 증상 발생 시 즉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며 구조를 기다리고,  저체온증 증상 발생 시 옷 껴입기 등 체온유지로 열손실을 최소화 시킨다.

관계당국과 고사리 채취객 모두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예방에 더욱 노력해야 하며, 일상의 안전사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순간의 방심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따뜻한 봄철 고사리 나들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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