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길을 가다 벼룩시장과 교차로 박스를 봤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나 중고물품들을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지만, 내가 대학교 때만 해도 벼룩시장이나 교차로를 이용해야만 구할 수 있었다. 모두 알다시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미국에 출장 갔을 때가 2001년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문제가 아니고 미국 렌터카에 내비게이션조차 없었다. 렌터카 업체에서 지도 하나 받아서 한 명은 옆에서 지도 보고 한 명은 운전하며 간신히 호텔에 도착한 기억이 난다.
얼마 전 갔다 온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일본어 한마디 안 하고 밥 먹고 놀다가 왔다. 스마트폰 검색과 구글 지도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아이폰이 2007년에 처음 나왔으니 10년도 안 된 사이에 세상이 엄청나게 변했다.
변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면 항상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AI 전투 로봇이 나온다는 소리도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기존의 영화에서도 많이 나왔었다.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로봇들도 나올 것이고, 귀에 꽂으면 외국어가 번역되어서 들리는 이어폰이 개발돼서 더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요새는 4차 산업 혁명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나는 그냥 기존보다 조금 더 빨리 변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변화가 빠를 때 아빠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까?
우리 부모님처럼 가부장적인 아빠? 모든 것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감독 같은 아빠? 아이들을 안내하고 이끌어가는 가이드 같은 아빠?
어떤 아빠가 좋은지는 개인들이 판단해야겠지만, 나는 코치 같은 아빠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코치는 기술을 알려주고 방향을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아이들의 미래까지 아빠가 책임을 질 수 없다. 아이들은 내가 죽고 나서도 꾸준히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아빠는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코치인 아빠가 해야 하는 것은 미래의 직업을 정해주거나 미래에 유용할 공부를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고 아래와 같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예언자가 아닌 이상에 20년 후에 유망 직업이나 유용한 지식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1. 변화에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체력
   2. 변화에 올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인성
   3.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지혜

나는 초등학교 때 길러온 체력으로 마흔까지 버티면서 직장 생활했다고 이야기한다. 한번 본인을 돌아보라, 본인이 지금 가지고 있는 체력을 언제 만들었는지 말이다. 그만큼 어릴 때 키워주는 체력이 중요하다.
앞으로 세상은 다양하게 변할 것이다. 그 변하는 것 중에 옳은 것도 있고 나쁜 것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 불고 있는 미투 운동도 올바르지 않은 인성으로 변화를 맞은 사람들이 철퇴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인성을 키우는 것이 미래 변화에 핵심 중의 하나이다.


변화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핵심 키워드일 것이다. 모든 변화에 잘 적응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건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건 버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원전 6세기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런 말을 했다.
“변화 외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 같은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도 변화에 잘 적응하자는 의도의 말이지 색다른 말이 아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해 가고 아빠의 역할도 과거에 비교해서 빠르게 변해간다. 그러니 아빠들도 변화에 잘 적응해서 코치 같은 아빠, 혹은 더 좋은 아빠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좋은 직업을 찾는 사람이 아닌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아빠에게도 주어진 변화라는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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